"결제 나중에…" 공사·납품업체 17억 편취한 대형마트 지점장 실형

마트 담보로 62억 대출받고 대표 카드로 백화점서 정장 구매
개점 한 달 만에 폐업…법원 "피해액 상당" 징역 3년2개월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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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뉴스1) 김혜지 기자 = 마트 신축 공사와 식자재 대금 등 약 17억 원을 편취한 전북 익산 한 대형마트 지점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2단독(판사 강동원)은 사기와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모 대형마트 전 익산지점장 A씨에게 징역 3년 2개월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0년 7월부터 12월까지 전기·통신과 패널, 소방 설비, 페인트 관련 업체 4곳에 공사 대금 8억1600여만 원을 주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21년 1월부터 같은 해 4월까지 13차례에 걸쳐 익산·대전 등에 있는 식자재 업체로부터 6억5900여만 원 상당의 과일·채소 등을 납품받고도 대금을 치르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공사와 식자재 업체 관계자들에게 '전기·통신 등 2차 공사를 마무리해 주면 곧바로 대금을 지급하겠다', '물품(식자재)을 (먼저) 공급해 달라. 보증보험증권을 끊어줄 테니 물품 판매 후 결제해 주겠다'고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또 익산지점 마트 건물을 담보로 금융 기관으로부터 62억 원 정도를 대출 받은 뒤 마트 대표자 명의 계좌를 이용해 개인 카드 대금을 결제하기도 했다. 전처나 동거녀에게 총 3억7200여만 원을 보냈으며, 또 마트 대표자 명의 카드로 백화점에서 남성 정장을 구매하는 등 441만5500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이 같은 범행으로 그가 운영하던 익산지점은 경영난에 시달리다가 결국 개점 한 달여 만에 폐업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사업 실패로 1억2000만원의 채무가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해당 마트 익산지점 운영권을 넘겨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사기로 인한 피해액이 상당하고,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고 있어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며 "다만 피고인이 편취한 공사 대금과 물품 대금이 실제 마트 설립과 운영에 사용됐을 것으로 보이고, 마트 업무를 하는 동안 피해자(마트 대표)로부터 정기적으로 급여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A씨는 이 사건과 별도로 횡령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 형량이 2개월 늘어났다. 앞서 A씨는 지난 2016년 9월부터 12월까지 충북 한 마트에서 근무할 때 거래처로부터 허위 영수증을 받아 경리계 직원에게 제출하는 수법으로 현금 2100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로도 기소됐었다.

iamg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