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CEO 인사 이번 주 윤곽… ‘관치 논란’ 우리·BNK금융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던 금융권 차기 최고경영자(CEO) 물갈이가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이제 남은 두 곳은 관치 논란 신호탄을 쐈던 BNK금융그룹과 연일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아온 우리금융그룹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오는 19일 심층 면접을 통해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하게 된다. BNK금융 인사가 마무리되면, 주요 금융지주 중에선 우리금융만 남게 된다. 우리금융은 1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 예정으로, 이날 롱리스트(1차 후보군)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 임기가 오는 3월 25일 만료된다.
우리금융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손태승 회장의 거취다. 손 회장은 지난달 중순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관련 중징계 취소 소송에서 대법원 승소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징계를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손 회장은 오는 18일 임추위가 열리기 전에 이 사안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이 불복 소송을 제시하면 차기 회장 1차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내부에선 손 회장 외에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등이 거론됐다. 외부 인사론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전직 내부 출신 경쟁도 치열하다. 권광석 전(前) 행장,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남기명 전 우리은행 총괄부문장 등을 포함한 전직 임원들도 하마평에 올랐다. 우리은행의 미국 현지법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경영정상화를 이룬 조용흥 전 우리아메리카은행장도 물망에 올랐다.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의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꾸준히 압박을 가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0일 손 회장의 중징계와 관련해 “CEO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금융위가 수차례 논의해서 결론을 내린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다음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용퇴 결정을 거론하면서 “개인적으로 존경스럽다”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본인 성과의 공과 소비자 보호 실패의 과에 대해 자평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거취를 양보해 준 것”이라고도 평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발언을 두고 사실상 손 회장에 대한 용퇴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최근 임추위가 헤드헌터 기업에 1차 후보군 추천을 맡기면서 “CEO를 지냈거나 그에 준하는 경력을 가진 자 중에서 추천해달라”고 요청한 점도 논란이 됐다. 손 회장이나 이 행장 등 현직에 유리한 구도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이 원장은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 회장 후보자 경력 제한과 관련해 “만에 하나 특정 후보군을 제한하는 기준을 두고, 특정 인물을 (회장 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오해가 생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자 우리금융 측도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해당 조건은 금융감독원 지배 구조 가이드라인에 포함된 내용으로 ‘대규모 금융사를 이끌 자격이 있는 사람’ 정도의 의미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우리금융에 앞서 BNK금융은 이번 주 중 최종 회장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BNK금융은 ‘아들 특혜 의혹’으로 김지완 전 회장이 중도 사임하는 과정에 계열사 CEO 등 내부 승계로만 회장직을 선임할 수 있었던 승계 규정을 당국 지적에 외부 추천 인사까지 후보군에 포함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이에 낙하산 인사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BNK금융은 지난 12일 열린 임추위에서 외부 출신인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과 내부 출신인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안감찬 현 부산은행장 등 3명을 2차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BNK금융은 19일 심층 면접을 통해 최종 CEO 후보자를 선정·추천하고, 같은 날 이사회를 개최해 최종 후보자를 확정하게 된다. 최종 후보자는 3월 정기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초 낙하산 인사가 많을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았지만, 실제론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금융사 CEO가 내부 출신으로 채워졌다”면서도 “우리금융은 지난해 완전 민영화를 달성할 만큼 과점주주가 차기 회장 후보군 추천 등에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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