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부터 에르노까지 … 불확실한 시대 나침반은 책에 있다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김유태 기자(ink@mk.co.kr) 2023. 1. 1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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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시대, 나침반이 되어줄 거장의 신간들이 올해 출판가를 장식한다. 먼저 세계적 지성들의 혜안을 담은 기대작이 독자를 기다린다.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를 염원하는 가운데 99세 '국제 정치의 거목' 헨리 키신저의 '리더십'(민음사 펴냄)이 출간된다. 샤를 드골, 콘라트 아데나워, 리처드 닉슨, 마거릿 대처, 리콴유 등 자신이 만난 세계 지도자 5명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와 역사적 사건을 담았다. 미국 대선주자 카멀라 해리스의 평전도 출간된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서 1994년부터 해리스를 취재해온 댄 모레인이 검사 시절부터 상원의원 활동, 부통령 당선까지 해리스의 정치 여정을 조명했다.

침체의 늪을 통과하고 있는 세계 경제를 전망하는 책도 쏟아진다. 경제 탐사 저널리스트인 크리스토퍼 레너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어떤 조직이며 어떻게 작동하는지 파헤친 '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세종서적 펴냄)이 출간된다. '은행이 멈추는 날'을 쓴 통화 제도 분석가 제임스 리카즈는 신작 '솔드아웃'(RHK 펴냄)에서 붕괴된 글로벌 공급망, 치솟는 인플레이션, 정치적 불안정이 세계 경제를 어떻게 침몰시킬 것인지 예측한다.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 국제사 교수의 '반도체 전쟁'(부키 펴냄)은 군사력, 경제력, 지정학적 힘의 기반이 되는 반도체 기술을 둘러싼 미·중 양국의 수십 년 전쟁을 그린다.

과학 분야에서는 이론물리학 거장 미치오 가쿠의 '양자컴퓨터의 미래'(김영사 펴냄)가 눈길을 끈다. 양자컴퓨터의 현재, 필요한 돌파구, 미래를 그려냈다. 빌 게이츠가 가장 신뢰하는 사상가로 알려진 학자 바츨라프 스밀은 신간 '세상은 정말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김영사 펴냄)에서 에너지, 식량, 세계화, 환경 등 현대 세계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7가지 핵심 주제를 통해 현실을 진단한다.

문학 분야에선 프랑스 소설가 아니 에르노의 자서전 '이브토로 돌아가다'(열린책들 펴냄)가 최고 기대작이다. 이브토(Yvetot)는 에르노가 태어나 유년을 보낸 작은 도시로, 작년 에르노가 노벨상을 받은 직후 미발표 원고와 서신 등을 묶어 출간된 책이다. '글쓰기는 내가 태어난 세상을 배신하지 않는 방법'이라는 문장에 미리 밑줄을 그을 예감을 하게 된다. 1993~1999년 일기 '표면의 삶', 1985~1992년 일기 '외면일기'도 함께 출간된다.

지난해 피습으로 시력을 잃으며 이슬람권 표적이 된 살만 루슈디의 2020년 발표작 '키호테'(문학동네 펴냄)도 번역 출간될 대작이다.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에서 영감을 받은 소설로, 스릴러 작가가 TV에 집착하는 세일즈맨 '키호테'와 그의 상상된 아들 '산초'를 창조하고 이를 통해 비극적인 시대, 위험에 용감하게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루슈디 특유의 풍자문학 최신 버전이다.

노벨상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기묘한 이야기'(민음사 펴냄)는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10편을 담았다. 시공간적 배경과는 상관없이 독자에게 유사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인간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란 일관된 주제의식이 또 한 번 '토카르추크 신드롬'을 일으킬지 기대를 모은다. 오에 겐자부로의 '만년양식집', 폴 오스터의 '4 3 2 1', 피에르 르메트르의 '우리 슬픔의 거울', 찬쉐의 '황니가'와 '노쇠한 뜬구름',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도 출간된다. 한국 소설 중에선 윤흥길의 '문신' 4·5권이 출간돼 구상부터 20년에 걸친 집필에 종지부를 찍는다.

[김슬기 기자 /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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