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라임 주범’ 김봉현에 징역 40년 구형

범죄수익 774억3540만원 추징 요청
“반성 기미 없는 최악의 도피사범”
“피해 변제 노력도 하지 않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뉴스1

1조6000억원대 피해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주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검찰이 징역 4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6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회장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하고 774억3540만원을 추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 김봉현이 개인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스타모빌리티를 이용해 수원여객, 향군상조회 등에서 1033억원을 횡령한 중대한 경제범죄이자 부패범죄”라며 “이 사건 범행으로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범행에 대한 반성의 기미 없이 공범 도피를 돕고 자신 또한 도주한 점 역시 중형 선고에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이 라임 관계자 김광우와 라임 부사장 이종필의 도피를 대담하게 돕고, 수사기관과 언론을 비웃기라도 하듯 자신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돌연 도주했다”며 “범행을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수많은 증인들을 불러 재판을 지연시키고 피해 변제를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 역시 검찰 구형에 영향을 미쳤다. 검찰은 “검찰 조사에서 한 말을 재판 단계에서 모두 뒤집고 재판부 기피신청을 하고, 공소사실과 관련 없는 간접사실의 간접사실까지 확인하면서 재판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면서 “피고인 때문에 범행에 가담한 공범과 부하직원들이자 이 사건 피해자들에게도 오히려 적반하장을 보였다”며 중형 선고를 요청했다.

이어 “전체 횡령금 중 다른 공범에 의해 일부 변제 된 것 외에 김봉현은 피해 변제를 전혀 하지 않고 있고, 은닉 재산으로도 변제할 마음이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형사 책임을 짊어져야 할 시점이 다가오자 다시 한 번 도피에 나선 점 역시 중형 선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11일 결심공판 1시간 30분 전을 앞두고 전자팔찌를 끊고 도피에 나섰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이날 최후변론을 통해 지난 11월 자신이 도주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영장 재청구와 보석 취소 청구 등으로 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도주 당일까지 도주 여부를 고민했다”면서 “어떻게든 피해를 변제하고 선처를 받기 위해 시간을 벌려면 도주를 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회장은 검찰 구형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2020년 검찰을 공격한 게 계기가 돼서 검찰이 안 좋은 맘을 가지고 자신을 압박하는 것 같다”며 “추징금 700여억원을 편취한 사실도 없고 개인용도로 썼다는 것 역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버스회사 수원여객과 스타모빌리티의 자금을 횡령하고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2020년 5월 구속 기소돼 1심 재판을 받는 중이다. 2021년 7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결심공판 직전 달아나 48일 만에 검찰에 붙잡혔다.

김 전 회장 검거되면서 지난 12일 결심공판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김 전 회장 측에서 건강 악화를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면서 공판은 한 차례 더 연기됐다.

김 전 회장에 대한 선고는 오는 2월 9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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