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하게 가야" 자제령 속 與 전대 입씨름…서로 "말조심하라"

나경원측 "장제원 말조심해야"
친윤계 "진박감별사, 당내 제일 아팠던 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동작구 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 페이스북) 2023.1.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가 친윤계와 비윤계의 계파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친윤계가 연일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하면서 나 전 의원의 측근들과 비윤계는 "초조함의 발로다"거나 "선을 넘는다"며 반발에 나섰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장제원 의원을 향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다는 분이 이렇게 전면에 나서 경선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처음 봤다"며 "말조심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장 의원은 전날 '제2 진박 감별사'라며 친윤(친윤석열)계를 저격한 나 전 의원을 향해 "저는 제2 진박 감별사 결코 될 생각이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2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고 압박한 바 있다.

비윤계 허은아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 "왜 당내 한 줌 남은 반윤 세력들이 앞다퉈 나 전 의원을 미화하고 찬양하고 나섰을까"라며, 한 장 의원에 대해 "마녀사냥식 오만한 낙인찍기가 아니냐"며 "선을 넘은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허 의원은 "자신들하고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이유로 반윤으로 낙인을 찍고 또 나 전 의원을 반윤의 우두머리라고 규정을 내리는 것은 국민들이 보기에 오만해 보인다"며 "장 의원이 무슨 권리로 친윤과 반윤을 규정하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친윤계에선 이날 나 전 의원과 관련 공개적인 목소리가 나오진 않았으나 불편한 기류는 이어지는 모양새다.

한 친윤계 초선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당 내에서 단일대오로 가자고 하던 상황에서 갑자기 '진박 감별사'란 말이 나왔다"며 "당에서 제일 아팠던 말까지 등장시켜 상처를 내고 갈등을 일으키면 안된다는 의견도 강력히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계파 갈등이 심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 내에선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전대가 시작하기 전에 상대방을 향한 말이 같은 당 동지에게 너무 날이 서 있는 느낌"이라며 "조금 더 차분하게 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나 전 의원측과 비윤계는 장 의원과 '김장연대'를 구축한 김기현 의원을 향한 비판도 이어갔다. 박종희 전 의원은 김 의원에 대해 "약진은 확실히 보이긴 한다"면서도 "윤심팔이 하는 당대표 선거전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과, 김 의원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분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준석 전 대표 때문에 대선을 질 뻔 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김기현 의원에 대해 "이준석 때문에 선거 질 뻔했다는 말은 충무공 때문에 임진왜란 질 뻔했다는 말과 같다"며 "이준석이 선거에 도움이 안 됐으면 지방선거 때 그 많은 후보들이 이준석보고 와 달라고 했겠냐"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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