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와 친할수록 금융권 취업 쉬워지죠"
경제 전공자보다 이공계 선호
ETF 등 패턴투자서 강점 가져
입사할때 코딩 테스트 보기도
어떤 일 하든 금융지식은 필수
늘 경제신문 읽으며 관심갖길
"자산운용 업계는 이공계 출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최영권 우리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이화여대에서 열린 '매경CEO 특강'에서 "직원을 뽑을 때 코딩 역량 테스트를 한 적이 있다"며 "자산운용업계가 최근 경제·경영학과보다 이공계 출신들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고,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최 대표는 1989년 7월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하며 금융투자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국민은행과 플러스자산운용 등을 거친 뒤 2014년 7월부터 연기금인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자금운용단장(CIO)을 역임했다. 2017년 4월 하이자산운용(현 브이아이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자산운용업계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2019년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자산운용을 우리자산운용으로 바꿔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그를 대표로 선임했고, 2021년 7월 연임에 성공했다.
최 대표는 이날 한국의 금융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대학생들에게 전달하며 자산운용업계 변화와 관련해 이야기했다. 최근 금융시장 흐름을 설명하던 과정에서 이공계 전공자들의 금융권 진출을 독려했다. 최 대표는 "옛날에는 액티브 펀드가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패턴 기반의 새로운 투자 방법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패턴 투자를 하려면 데이터를 잘 다뤄야 한다"며 "코딩을 바탕으로 데이터 내에 숨어 있는 의미를 찾고 머신러닝 등을 통해 이를 지식화하는 작업을 우리나라 자산운용업계가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향후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 이공계 출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이공계 전공자들이 단지 연구소나 제조업, 정보통신기업에 입사하는 것 외에도 금융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드시 금융권에 진출하지 않더라도 전공에 상관없이 금융에 대한 관심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자본주의 국가에 사는 만큼 금융에 관심을 둬야 한다"며 "금융지식이 부족해 좋은 사업 기회 등이 있음에도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나온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항상 경제신문을 옆에 두고 읽으면서 금융에 관심을 보이면 사회생활을 할 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은퇴 후의 삶을 설계할 때도 금융지식의 차이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를 강타한 'ESG(환경·책임·투명경영) 투자'에 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자본주의에 있어서 가장 약한 부분은 바로 '탐욕'이라고 생각한다"며 "금융에는 책임이 따르는데 ESG 투자가 이를 보완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손꼽히는 ESG 전문가다. 하이자산운용 대표를 맡았던 2018년 유엔 책임투자원칙(PRI)에 서명하면서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도 ESG를 기반으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며 "MZ세대들이 기업을 바라보는 관점도 바뀌고 있는 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도모하는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은 기업 지배구조 등을 개선해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이 세계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연기금을 비롯한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주주로서 적극 참여하고 위탁받은 자금의 주인인 국민, 고객에게 이를 투명하게 보고하는 행동 지침을 뜻한다.
최 대표는 "ESG는 테마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경제와 산업 구조의 전환을 앞당기는 거대한 틀로 작용하고 있다"며 "글로벌 자본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ESG 패권 경쟁은 우리나라 기업은 물론 금융회사, 기관투자자, 개인투자자 등에게 놓쳐서는 안 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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