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건보급여 기대…아토피 치료제 '듀피젠트' 어떤 약?

박다영 기자 2023. 1. 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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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약평위 넘어...남은 단계는 약가협상·고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가 올 상반기 내에는 소아·청소년 환자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인 환자는 지난 2020년부터 건보 급여 혜택을 받았지만 소아·청소년은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12일 올해 제1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고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듀피젠트가 소아·청소년 아토피피부염 환자에 건보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결정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듀피젠트의 소아·청소년의 건보 급여 관련 심평원에서 적정하다는 평가가 나온 것으로 안다"며 "추후 제약사(사노피)와 60일간 약가 협상 기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보 급여 적용은 총 네 단계를 거쳐야 한다. 제약사의 급여 등재 신청→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적정성 평가→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약가 협상→보건복지부의 고시다. 이번 급여 적정성 평가 이후 공단과 제약사는 60일 이내 약가 협상을 해야 한다. 이를 고려하면 늦어도 올 상반기 내에는 건보 적용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듀피젠트는 국내에서는 지난 2018년 성인 아토피 피부염으로 품목허가를 승인받았다. 이후, 청소년과 소아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도 승인을 받았다.

성인 환자에 대해서는 지난 2020년 건보 급여가 적용됐다. 3년 이상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만 18세 이상 환자는 7만원 정도를 내고 맞을 수 있다. 건보 적용이 되지 않으면 1회 약가는 약 71만원이다.

문제는 소아·청소년의 약값이다. 같은 주사를 맞아도 성인 약값의 10배가 든다. 성인 환자는 300mg 용량을 맞는데 몸무게 60kg 미만 청소년 환자는 200mg 용량을 맞는다. 이 용량이 아직 건보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약값은 40만원 정도인데 병원마다 가격이 다른 비급여 항목이다. 업계에는 소아 환자의 1회당 주사 가격이 70만원까지 매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르면 1년에 27회(2주 1회)를 맞는 소아환자는 1900만원에 가까운 돈을 낸다.

소아·청소년 환자 가족들은 건보 적용 확대를 호소해왔다. 아토피 피부염이 주로 생후 2~3개월의 영유아기부터 시작되는 병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듀피젠트는 약값이 비싸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듀피젠트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리제네론이 공동 개발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다. 체내 면역 반응을 일으켜 염증을 만드는 신호전달물질 '인터루킨'을 억제해 염증을 줄이는 방식으로 작용하며 2주에 1번 주사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전 세계에서 지난해 3분기에만 23억달러(약 2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매출은 759억원으로 추산된다. 듀피젠트의 뒤를 좇는 일라이릴리의 올루미언트는 같은 기간 매출이 116억9000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노피는 글로벌 시장에서 아토피 피부염이 동반하는 질환에 대해서도 적응증을 넓혀가고 있다. 후발 주자들의 진입 장벽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천식, 만성 부비동염, 결절성 가려움 등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원인 불명의 만성 소양증 등 다수의 적응증에 대해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향후에도 매출 증가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벨류에이트 파마는 올해 듀피젠트의 매출이 작년보다 20억달러(약 2조5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가진 제품의 건보 급여 대상 범위가 확대되면 처방이 크게 늘면서 매출도 증가하게 된다"며 "급여 적용이 되면 소아청소년을 비롯해 영유아 환자들에 대한 처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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