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수단에서 이동공간으로 …'인캐빈 기술'이 바꾸는 車의 가치 [현대모비스 공학교실]
결국 자동차는 '안에 타는 것'
미래 모빌리티 공간경험 중요
레이더로 뒷좌석 탑승객 감지
뇌파 측정해 운전자 상태 판단
'스마트스페이스' 구현에 총력
날렵한 스포츠카, 중후한 세단, 투박하지만 힘 좋은 사륜구동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귀엽고 경제적인 경차….
사람들은 대부분 차를 생각하면 멋진 외관, 엔진, 연비, 승차감 같은 외적인 면을 먼저 떠올린다. 가죽시트나 오디오 같은 실내적인 요소에 대해서도 고민하겠지만, 외적인 요소에 의해 차량 모델을 선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차량 운전자인 우리는 이동 중 모든 시간을 차량 바깥이 아닌 실내에서 보낸다. 그만큼 차량 안에서 듣고, 보고, 즐기는 이동 경험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미래 모빌리티에서는 자동차 자체보다는 이동 중 차 안에서 제공되는 경험이 더 중요하게 될 것이다. 자율주행과 전동화가 선사할 '운전자'의 '승객'으로의 전환, 승객의 시간적 여유, 공간의 확장은 자동차 이용 행태를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를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완전 자율주행기술 개발 성공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지만 결국 자율주행 기술은 고도화될 것이다. 인류의 대표적 이동수단인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선 새로운 이동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다. 자동차 실내는 더 이상 단순한 이동공간이 아닌 '인간중심 스마트 스페이스'(people-centric smart spaces)로 진화할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차량 내부에 적용될 다양한 미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탑승자에게 새로운 이동 경험과 가치를 부여할 수 있도록 삶의 공간(living space)에 대한 재해석과 이를 토대로 한 선행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운전자의 뇌파를 측정해 운전자의 상태를 판단하고 각성 서비스를 통해 안전운전을 돕는 서비스가 일례다. 상상해 보자. 이런 기술들이 발전하면 뇌파로 스트레스 정도를 모니터링하고, 이에 맞게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이동 경로를 제안하거나 운전자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시각·청각·촉각 등 오감 만족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 또 영상 센서를 활용해 실내 공간에 있는 승객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여기에 맞는 안전·편의 기술도 서비스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2020년에 레이더로 뒷좌석 탑승객을 감지하는 시스템(ROA·Rear Occupant Alert)을 개발했다. 다가올 완전자율주행 시대에는 차량 내 좌석 배열이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탑승객의 체형과 위치에 따른 안전벨트, 에어백 등 안전 기술과 ROA 기술이 결합할 여지도 많아질 전망이다.
미래에는 내 생애 첫차를 구매할 때 다양한 외관 옵션과 더불어 차량 실내의 '스마트 스페이스' 기능이 차량의 가치를 높여주고 차량 선택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가족 안심 안전운전 패키지, 꿀잠보장 수면 패키지, 집 나간 건강 돌아오는 헬스 패키지, 피부 미인 패키지 같은 능동적 인캐빈(차량 내부) 기술이 자동차 구입 팸플릿에 등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자동차는 실내에 장착된 첨단 센서와 정보기술(IT), 디스플레이, 전자제어 기술 등을 총동원해 더욱 적극적으로 사람과 교감하려 할 것이다. '스마트 스페이스'를 경험한 사람들은 좋은 차, 멋있는 차의 기준에 대한 과거 인식에서 서서히 벗어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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