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경쟁에 전대 과열 우려…내홍 진화 나선 與 "자제하자"

김지영 기자 2023. 1. 1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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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6/뉴스1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 여부를 두고 '친윤'(親윤석열) '비윤'(非윤석열) '반윤'(反윤석열) 등 이른바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여권이 친윤과 비윤으로 갈려 난타전을 벌이는 등 상황이 격화지자 당 지도부가 단속에 나섰다. 앞서 당 내홍으로 당 지도부가 교체되는 위기를 겪은 여권 내부에서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권주자들도 과열 경쟁을 자중하는 모습들을 촉구했다.
정진석 "내년 총선, 尹대통령 얼굴로 치를 선거"…전대 과열 경쟁 우려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를 총괄하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내년 4월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로 당대표의 얼굴로 치르는 선거가 아니고 윤 대통령의 얼굴과 성과로 치러질 선거"라고 못박았다.

이어 오는 3월 예정된 전당대회가 과열 양상으로 흐르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정 위원장은 "내년 총선은 대한민국의 명운을 건 건곤일척의 승부처"라며 "(당대표) 후보들 사이에 과열경쟁이 그래서 더 염려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3월 전당대회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 결의를 다지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며 "전당대회가 시작도 하기 전에 상대방을 향한 말이 같은 당 동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날이 서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전당대회는 반드시 단결과 화합의 장이 돼야 한다"며 "당대표가 되려는 분들은 총선 필승을 위한 비전과 방법론 가지고 당원의 선택 후 민주당의 당산대오에 맞서 단일대오를 구축해야 한다. 모두가 자중자애 하면서 반목과 갈등이 아닌 단결과 화합의 국민의힘 보여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소속 의원 및 당원에게 '친윤' 등 용어 사용 자제를 촉구하고 제재를 시사한 것과 관련해 "당에 갈등, 반목, 분란을 조장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같은 당 동지끼리 주고받는 말이 너무 날이 서 있는 것 같다. 이제 시작이니까 아무래도 경합을 피할 수 없는 국면인데 차분하게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與 "'친윤', '반윤' 사용 금지령" 내부 입단속
이에 정 위원장은 지난 15일 소속 의원 및 당원들을 향해 '친윤' 등 계파 용어 사용에 주의를 당부했다. 또 현역 의원들이 특정 후보 캠프에서 직책을 맡지 말 것을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대표 출마자는 물론 우리 당원들은 앞으로 '친윤', '반윤'이라는 말을 쓰지 말았으면 한다"며 "윤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뛴 우리 국회의원, 당원협의회(당협) 위원장들은 모두가 다 '친윤'"이라고 말했다.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과 나 전 의원이 '제2 진박감별사', '제2 유승민' 등을 언급하며 설전을 벌이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특히 친윤, 비윤을 넘어 반윤 등 표현까지 오가면 윤심 경쟁의 수위가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것을 경계했다.

3김 시대 상도동계, 동교동 계파는 물론 2007년 당 대선 후보 경선 때 친이, 친박 계파들을 나열하며 "정권을 망친 불씨가 됐다"고 비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당권이라는 것 자체가 구 시대의 낡은 정치용어"라며 "당 대표해서 내 사람 한 사람이라도 더 챙기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 마음 접으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전당대회를 대통령을 공격하고, 우리 당을 흠집내는 기회로 사용하지 말라"며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당과 선거관리위원회가 즉각 제재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대통령을 끌여들여 비하하고 우리 당을 헐뜯어서, 반대 진영에서 환호를 얻고, 그걸 대중적 지지라고 우겨대는 사람들을 우리 당원들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15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해 있다. 2023.1.15/뉴스1
김기현 "각자 자제"요청… 안철수 "백태클 난무, 망하는 길"
당권 주자들도 연일 고조되는 신경전에 대해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당대표 출마를 본격화하며 경쟁자를 향해 다소 날을 세웠던 모습도 자중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16일 부산출향인사 초청 신년인사회 전 기자들과 만나 "어떤 구성원인지 간에 이번 전당대회는 그야말로 잔칫집처럼 페스티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각자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생각들 있겠지만 그래도 스스로 자제하면서 우리 당을 위한 행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안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특정인을 향한 위험한 백태클이 난무한다"고 우려한 데 이어 진박감별사 논란에 대해 "비슷한 행태가 재현되면 우리 당이 망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조경태 의원도 "싸우는 정치를 안하도록 우리 스스로도 자중해야곘다"고 촉구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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