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사법당국 움직인 한국 검찰…'쌍방울' 김성태 체포작전 막후

김효정 기자 2023. 1. 1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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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 의혹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8개월간 수억원대 도박을 하고 유흥업소 종업원들을 도피처로 불러 생일파티를 열었던 김 전 회장의 호화 도피 생활이 막을 내린 데에는 검찰총장까지 나선 '사법외교'가 작용했다.

현지에서 태국 경찰청 차장과 경찰청 소속 이민국 국장을 면담하고 이원석 검찰총장의 서면을 전달하며 김 전 회장과 쌍방울그룹 '금고지기'인 재경총괄본부장 김모씨에 대한 검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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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쌍방울그룹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성태 전 회장이 지난 10일 태국 빠툼타니 소재 골프장에서 태국 수사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지난해 5월31일 인천공항을 통해 싱가포르로 출국한 지 8개월 만이다. 김씨는 쌍방울그룹 의혹 사건 수사망이 좁혀오자 도피성 출국을 감행했다. 쌍방울그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의혹, 계열사간 수상한 자금 거래 의혹, 외화 밀반출, 수사기밀 유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으며, 지난해 8월 김씨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받은 검찰은 현지 절차를 마치는 대로 김씨를 송환할 방침이다. 사진은 11일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2023.1.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쌍방울그룹 의혹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8개월간 수억원대 도박을 하고 유흥업소 종업원들을 도피처로 불러 생일파티를 열었던 김 전 회장의 호화 도피 생활이 막을 내린 데에는 검찰총장까지 나선 '사법외교'가 작용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17일 0시50분(현지시각) 태국 방콕에서 아시아나 항공편(OZ742)에 탑승해 같은날 오전 8시5분쯤(한국시각)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검찰은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김 전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즉시 수원지검으로 이송할 계획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해 2주 동안 변호인 이외에 접견을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0일 태국 방콕 인근 빠툼타니의 한 골프장에서 양선길 현 쌍방울그룹 회장과 골프를 치다 태국 경찰청 이민국에 체포됐다. 태국 경찰과 현지에 파견된 경찰주재원이 김 전 회장의 수행비서 A씨의 연락처와 현지 비호세력인 B씨의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가 위치추적을 통한 잠복수사 끝에 김 전 회장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김 전 회장 위치를 파악하는 데 결정적 단서가 된 것은 한국 검찰이 제공한 B씨 정보였다. 검찰은 지난해 A씨의 현지 전화번호를 파악하는 한편 김 전 회장의 현지 비호세력이 태국 한인회장 출신 B씨라는 사실을 알아내 태국 경찰에 전달했다. 추적에 용이하도록 현지 차량번호도 함께 전달했다.

하지만 태국 경찰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태국 내 불법체류자가 많다는 이유로 위치를 파악하고도 적극적으로 체포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 김 전 회장이 지난 8개월동안 경호원 없이 태국 시내를 활보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해외에는 한국 정부의 공권력이 미치지 않기 때문에 현지 경찰이 움직이지 않으면 사실상 도피사범을 체포할 방법이 없다. 현지 수사 협조는 국가간 친밀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에 법무부와 검찰이 사법외교에 나섰다. 이노공 법무부 차관은 지난해 8월 '동남아 반부패 컨퍼런스' 참석차 태국을 방문해 태국 검찰총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상호 업무교류 및 도피 피의자 송환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김 전 회장이 태국에 체류 중인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해 12월 태국 대검 차장과 화상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11월에는 일선 검찰 간부가 직접 태국으로 건너갔다. 현지에서 태국 경찰청 차장과 경찰청 소속 이민국 국장을 면담하고 이원석 검찰총장의 서면을 전달하며 김 전 회장과 쌍방울그룹 '금고지기'인 재경총괄본부장 김모씨에 대한 검거를 요청했다. 그 결과 태국 경찰은 지난해 12월 2일 금고지기 김씨를 체포했다.

이원석 총장도 국내에서 수사 요청을 위해 백방으로 힘썼다. 지난해 10월 24일 주한 캄보디아 대사 접견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5일 베트남 공안부 수석 차관, 같은달 21일 주한 태국 대사 등을 잇따라 만나 김 전 회장 등 주요 사건 도피사범이 동남아 국가에 체류 중인 사실을 거듭 설명했다. 캄보디아는 김씨가 도피 후 처음 체류한 국가이고, 베트남은 김 전 회장이 도피한 곳으로 추정된 국가다. 이후 이들이 태국에 체류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태국 대사와도 만남을 가졌다. 검찰총장이 해당 국가 대사를 직접 만나 송환 필요성을 피력하면서 의견에 무게감이 더해졌고 태국 당국도 비협조적인 태도 없이 한국 검찰 요청에 응했다고 한다.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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