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카에서 불어온 축복···원전업계 "SMR까지…협력 확대 긍정적"

김성은 기자 2023. 1. 1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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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40조 투자, 기대 부푼 韓 산업계]①원자력 발전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실공항에 도착해 환영인사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랍에미리트(UAE)가 에너지 산업을 중심으로 300억달러(약 37조원) 대한(對韓) 투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에 원전업계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큰 틀에서 양국 정부 주도로 역대급 협력을 진행키로 한 만큼 각 기업들에도 후속 효과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다.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원자력, 에너지, 투자, 방산, 기후변화 등 영역에서 총 1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 사실상 경제동맹 수준으로 양국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무하메드 대통령이 직접 '바라카 원전'을 예로 들며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로 투자를 결심했다"고 했을 만큼 이번 협력에서도 원전 분야는 협력 의제 큰 축이었다.

우리나라는 2009년 아부다비 바라카 원전 수주를 계기로 UAE와 중동 국가 최초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 바라카는 아랍어로 '축복'이란 의미를 가진 지역이다. 이는 우리나라 최초 원전 수출이자 UAE에는 아랍권 최초 원전 건설이었다. 그만큼 바라카 원전이 양국에 주는 의미는 크다. 양국 관계는 이후 2018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현재 UAE 바라카 원전 1·2호기가 상업 운전을 시작, 3·4호기도 상업운전이 예고됐다.

UAE가 중동 국가 중 가장 먼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만큼 향후 양국간 원전 협력이 더 세분화되고 확대될 것이란 기대도 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에 따르면 UAE는 2021년 기준 연간 발전량 중 88%를 천연가스에 의존중이다. 바라카 원전 4호기까지 상업운전시 UAE 전력 수요의 25%를 충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천연가스 의존도는 점차 낮아질 전망이다.

UAE 내 원자력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발전량은 2020년 1.56TWh(테라와트시)에서 2022년 20.21TWh, 2024년 36.16TWh로 늘어날 전망이다. UAE 내에서도 원전 발전량은 늘어날 것인데다 양국이 손잡고 수출에 협력한다면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더 많은 사업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2009년 이후 양국 정상의 상호 순방이나 고위 정부 관계자간 경제 관련 회담에서 원전은 주요 의제로 자리매김해왔다"며 "이번 MOU를 토대로 후속으로 체결될 세부 본계약들이 기대되며 원전 기자재, 건설, 전력기기 등 관계기업들이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SMR(소형모듈원자로)과 같은 기존에 없던 원전 관련 신규 협력 분야도 MOU에 포함돼 양국 협력의 범위가 넓어졌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번 13개 MOU 중 원전 관련 내용은 △포괄적 전략적 에너지 파트너십(CSEP)을 통한 전략적 에너지 관계 강화를 위한 공동선언문 △넷 제로 가속화 프로그램 △한·UAE 원자력협정에 따른 행정약정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원전 제3국 공동진출, 넷제로 공급망 투자, SMR 기술 개발 가속화 등 협력의 내용이 담겼다.

이번 대통령 순방길에 동행한 경제사절단에도 원전 관련 기업들이 다수 포함됐다.

선봉에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있고 삼성물산, SK 등도 각각 건설, SMR 등 사업이 관계돼 있다. 효성굿스프링스도 펌프와 같은 원전기자재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중견·중소기업 중에는 수산이앤에스, 비츠로이엠, 하나원자력기술, 케이엠엑스, 코리아누클리어파트너스(한수원 KNP 주식회사), 스프링피스 등이 동행했다.

특히 한국과 UAE가 원전 제 3국 공동진출을 선언한 만큼 현재 한국 정부가 추진중인 ' 2030년까지 원전 수출 10기 목표'의 실행도 더 탄력받을 전망이다.

한편에선 이번에 체결한 MOU가 구속력이 없는 만큼 실제 각 기업들이 본계약을 체결하고 수혜를 누릴 수 있을지 여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우리 기업은 이번 순방 관련해 별도로 체결한 MOU는 아직 없고 비즈니스 포럼이나 상담회 등을 통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업 기회를 찾는다는데 의의가 있을 것"이라며 "추후 어떤 식으로 UAE 등에 진출하게 될지는 기다려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16일 코스피 개장 이후 주식시장에서 원전주로 분류되는 기업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전일 대비 3.79% 내린 채 장마감했고 한전기술은 3.95% 내렸다. 다만 윤 대통령 순방 전에 주가가 올랐던 만큼 오름폭을 반납했단 분석들도 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이번 UAE 순방에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경제 사절단이 동행, 양국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협력 분야를 발굴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된다"며 "특히 최근 양국 협력이 확대 되고 있는 원전, 방산, 수소 분야에서투자 협력, 금융 지원 강화의 성과를 거두며 상호 호혜적 협력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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