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비이성적 욕망과 광기…신간 '군중의 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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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경과 전문의이자 금융이론가, 역사가인 윌리엄 번스타인이 쓴 신간 '군중의 망상'(원제: The Delusions of Crowds)은 돈과 종교에서 비롯한 욕망과 광기의 역사를 조명한 책이다.
저자는 최신 신경심리학, 종교학, 유럽사, 경제사 등 다양한 학문 영역을 넘나들며 광기에 물드는 인간의 특징을 두 가지로 요약한다.
인간을 광기로 이끄는 두 번째 요소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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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미국 신경과 전문의이자 금융이론가, 역사가인 윌리엄 번스타인이 쓴 신간 '군중의 망상'(원제: The Delusions of Crowds)은 돈과 종교에서 비롯한 욕망과 광기의 역사를 조명한 책이다.
저자는 최신 신경심리학, 종교학, 유럽사, 경제사 등 다양한 학문 영역을 넘나들며 광기에 물드는 인간의 특징을 두 가지로 요약한다.
첫째는 모방이다. 모방은 인류 역사에 대체로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후기 홍적세를 살던 인간이 북극지방에서 마젤란해협으로 이동하는 동안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해준 것도 다름 아닌 남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흉내 내는 모방 능력이었다.
그러나 이런 모방 능력 때문에 인간은 쉽게 광기에 휩싸이기도 했다. 일부 종교에 빠진 사람들은 특정 날짜에 세상이 끝날 것이라고 다 함께 믿었다. 지난 세기말에 등장했던 휴거론과 같은 종말론이 대표적 사례다.
또 다른 부작용은 경제 분야에서 발생했다. 사람들은 주식과 튤립, 철도, 비트코인 등에 투자하면 쉽게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낙관했다. 근대 과학의 문을 열어젖힌 아이작 뉴턴 같은 천재조차도 대중의 그 같은 생각에 휩쓸려 주식투자로 큰돈을 잃었다. 그는 "천체의 움직임은 알겠어도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모르겠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인간을 광기로 이끄는 두 번째 요소는 '이야기'다. 신경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사건 속에서 일정한 패턴을 유추해 이야기를 만들어 내려는 성향이 있고, 그렇게 완성된 서사를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 그런 이야기 중에서도 종말론은 많은 사람의 마음을 훔친 매혹적인 서사였다. 어그러진 세상을 뒤엎어 정의를 세우고 마침내 구원을 완성할 이가 도래한다는 서사보다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이야기는 흔치 않았다.
힘들이지 않고 부자가 되는 소문의 위력도 종말론 못지않은 이야깃거리였다. 특히 모두에게 부를 안겨다 줄 것으로 예상되는 신기술의 등장과 그에 대한 사람들의 맹신은 종교에 가까웠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는 종교적 광기와 투자 광풍 사이에 공통점은 "더 나은 삶을 열망한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책은 폭력적인 종말론이나 금융 버블과 같은 사회적 현상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전파되는지 파헤친다. 그 과정에서 나치와 이슬람국가(IS)의 발흥, 18세기 남해회사 버블, 1990년대 닷컴버블, 양극화된 미국의 종말론 신앙 등의 사례를 상세히 소개한다.
저자는 "인간이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합리화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광기에 물들지 않으려면 개인의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독립적으로 사안을 분석하고, 개인의 경험과 전문성을 키우며 효과적으로 지적 역량을 축적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포레스트북스. 노윤기 옮김. 820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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