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직회부' 양곡관리법 재상정·2소위 회부로 법사위 파행

장재진 2023. 1. 1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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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 심사를 두고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소관 상임위원회가 본회의에 직회부하기로 결정한 법안을 법사위원장이 직권상정했다고 반발한 반면, 국민의힘은 법안 자체에 위헌 소지가 있어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맞섰다.

그러나 2시간 30분 정도 이어진 회의에서 논쟁이 종결되지 않자, 김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의 반발 속에 양곡관리법과 산림조합법 개정안 등을 제2 소위원회에 회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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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직회부 법안 법사위원장 직권상정
野 "심사권 남용", 與 "절차 하자·위헌소지"
제2소위 회부하자 野 의원들 퇴장에 파행
김도읍(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정점식(오른쪽) 국민의힘 의원,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야가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 심사를 두고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소관 상임위원회가 본회의에 직회부하기로 결정한 법안을 법사위원장이 직권상정했다고 반발한 반면, 국민의힘은 법안 자체에 위헌 소지가 있어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맞섰다. 끝내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법안이 제2 소위원회로 회부되자,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 퇴장으로 회의가 파행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여야 간 합의 없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상정한 점을 비판했다. 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양곡관리법은 지금 본회의 부의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며 "왜 지금 와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이 법안에 대해 토론을 하자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김승원 의원은 "법사위가 상원 노릇을 하며 다른 상임위 법안을 잡고 있는 경우를 피하기 위해 2021년 국회법이 개정됐다"며 "김 위원장의 직권 상정은 개정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범계 의원은 양곡관리법과 달리 안전운임제 관련 법안은 상정하지 않은 점을 들며 "(상정) 하지 않은 이유가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가 없었다고 김 위원장이 지적하는데, 그럼 이것(양곡관리법)은 합의가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 직회부 의결 절차와 해당 법안의 위헌 소지를 거론했다. 조수진 의원은 "상임위에서 개정안이 통과될 때 '재적 5분의 3' 요건을 채우기 위해 '무늬만 무소속' 의원을 이용했다"며 "절차상 심각한 하자"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 민주당이 단독으로 농해수위에서 본회의 직회부 요구를 의결할 때, 민주당 출신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표결에 참여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장동혁 의원은 "어떤 경우에도 남는 쌀을 모두 정부가 책임지는 것은 헌법이 규정하는 시장경제의 기본질서를 깨트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본회의 직회부가 결정된 법안은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들과 협의해 본회의에 안건을 부의해야 한다. 합의가 안 될 경우 이후 첫 본회의에서 부의 여부를 무기명으로 표결 처리할 수 있다. 과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큰 만큼 김 위원장이 제동을 건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일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업무보고에서 해당 법안의 본회의 직회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양곡관리법이 아직 법사위에 남아 있어 논의가 가능하고 국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2시간 30분 정도 이어진 회의에서 논쟁이 종결되지 않자, 김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의 반발 속에 양곡관리법과 산림조합법 개정안 등을 제2 소위원회에 회부했다. 이에 오후 재개된 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이 야당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양곡관리법을 제2 소위에 회부했다는 이유로 반발하며 회의장을 떠났다. 남은 회의는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만 참석한 상태에서 파행으로 진행됐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제2 소위 회부에 대해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회의 운영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김린아 인턴기자 kimlinalovesyo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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