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양곡관리법 단독 상정에 파행···“단독 처리 막아야” VS “이미 법사위 손 떠나”

탁지영·이두리 기자 2023. 1. 1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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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왼쪽)과 국민의힘 간사인 정점식 의원(오른쪽)과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6일 초과 생산된 쌀 물량을 국가가 의무 매입하게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처리 문제로 파행됐다.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본회의 직회부를 의결한 양곡관리법을 법사위에 단독 상정하고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 회부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항의하며 회의장을 나갔다.

여야는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양곡관리법을 놓고 충돌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이 (양곡관리법을) 단독 처리하는 트랙에 태운 것을 좌시할 수 없다”며 양곡관리법을 단독 상정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양곡관리법을 본회의에 바로 부의하도록 의결한 바 있다. 법사위에서 체계·자구 심사를 이유로 60일간 양곡관리법을 붙잡아뒀기 때문이다. 국회법은 상임위원회에서 본회의 부의 요구가 있을 때 국회의장은 해당 법안을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합의해 바로 본회의에 부의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부의 요구가 있었던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후 처음으로 개의되는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여부를 투표하도록 한다.

민주당은 본회의 직회부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법사위에 단독 상정한 점을 문제 삼았다. 법사위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법적 근거도 명확하지 않는데 왜 지금 와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양곡관리법을 토론하자고 하는지 납득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김승원 의원도 “1월 본회의가 있을 텐데 거기서 국회법에 따른 본회의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처리하시는 게 맞다다”고 했다. 권칠승 의원은 “법사위 손을 떠났다. 이전에 이 법에 대해서 토론하고 의사표시를 했어야 하는데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농해수위에서 민주당이 단독 처리했기 때문에 법사위에서 토론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전주혜 의원은 “양곡관리법이 위헌적인, 위법적인 절차를 가지고 있다”며 “적법하게 법사위의 체계 심사 범위에 있다”고 했다. 법사위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부의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이전에는 법사위에 여전히 계류 중인 법안이기 때문에 법사위가 여전히 심사를 할 수 있는 법률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양곡관리법에 대한 심의가 더 필요하다며 2소위원회에 회부했다. 민주당은 소위 대신 법사위 전체회의에 남겨 토론하자고 요구했는데도 김 위원장이 묵살했다고 항의하며 회의장을 떠났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2소위 회부는 원천 무효”라고 밝혔다. 이들은 “법사위를 동원해 국회법에 따른 적법한 절차 진행을 가로막고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한 야당의 정당한 노력에 어깃장을 놓는 청개구리 행보일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에게 “오늘 행동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지 않으면 법사위 회의 진행에 협조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방탄 국회라는 비난까지 받으면서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는 척 임시국회를 열어놓고는 꼬투리 잡기와 트집 잡기로 법사위를 파행시키려는 민주당의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법안 내용이 모순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수진 의원은 “쌀 공급 과잉이 문제인데 공급이 넘치는 부분을 무조건 국가 돈으로 사준다면 근본적인 문제는 개선이 안 된다. 타 작물 재배를 지원하더라도 그 효과는 반감될 것”이라고 했다. 장동혁 의원도 “어떤 경우에도 남는 쌀을 완전 격리해서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미리 선포하는 것은 상법에서 이야기하는 시장경제 기본 질서를 깨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정부도 쌀 재배면적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선 동의하지만 의무적으로 시장격리를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판단한다”며 “의무적 시장격리의 경우 쌀에 대한 집중도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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