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화재 없는 전기차 개발에 진심"

2023. 1. 1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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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속 충돌에도 견고한 안전성 개발
 -플랫폼 개념 도입 이후 내수·수출 안전성 차별 없어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12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에서 아이오닉 5 충돌 안전 평가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그룹 차원의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다. 이와 함께 행사에 참석한 연구 관계자들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전기차 화재와 안전성 향상에 대한 노력, 내수 차별 논란에 대해서도 짧지 않은 설명을 내놨다.

 다음은 충돌 시험장에서 진행한 기자단과 연구소 관계자들과의 일문일답.


 -현대차의 안전성이 강화된 배경은 철강 등의 소재 품질이 좋아져서 그런 것인가
 "충돌 안전 성능은 자동차 산업이 먼저 발달한 국가에서 후발업체에 대한 진입장벽으로 활용할 정도로 종합적인 성능개선이 필요하다. 패키지, 차체구조 및 에어백과 같은 구속 장치를 어떻게 개발하느냐가 중요한데 모든 부분의 진보가 있었다. 현대차는 설계, 소재, 차체구조, 안전을 위한 첨단장치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자부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전기술은 끊임없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가장 안전한 자동차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개발하고 노력할 것이다"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플랫폼(E-GMP)이 아닌 전기차도 판매하고 있다. 내연기관 기반 전기차들의 안전성 평가는
 "E-GMP에 반영한 기본적인 구조는 이미 내연기관차에 반영하고 있었다. 특히 사이드실부 보강 등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구조들은 내연기관 플랫폼 기반 차에도 채택하고 있다. 내연기관 기반 전기차 역시 엄격한 안전 시험을 하고 있으며 모든 항목에서 최고 등급의 안전도 수준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실제로도 최고 등급을 받았다. G80 전동화 모델도 IIHS에서 TSP+를 달성했다. 앞으로 다른 파생 전기차 제품들도 시험을 받게 되면 최고 등급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E-GMP는 내연기관차 시대부터 쌓아온 노하우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충돌 측면에서 유리한 부분은 적용을 했다. 상대적으로 중량이 가벼워서 충돌 안전에 유리한 점도 있다"

 -최근 전기차 화재사고가 몇 번 있었는데 어떻게 바라보는가. 화재 발생 방지에 대한 예방책으로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나
 "2022년 소방청 발표 기준으로 국내 내연기관차의 화재는 4,356건, 전기차는 37건이 있었다. 등록된 내연기관차는 2,491만대, 전기차는 23만대로, 이 기간 화재사고 발생 비율을 누적 등록대수 대비 빈도로 비교하면 내연기관 0.018%, 전기차는 0.010% 정도다. 결국, 전기차 화재발생 비율이 약 절반 수준인데,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전기차여서 화재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 조금 오해가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기차는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의 구조를 적용하고 있는데 세계 어떤 자동차 회사도 일정 수준 이상의 속도에서는 한계가 있다. 60㎞/h대와 100㎞/h대는 40㎞/h의 차이지만 충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3~4배 정도나 차이가 난다. 때문에 현존 기술로는 높은 속도에서 탑승자나 배터리를 완벽하게 보호하기는 힘들다.

 현대차그룹이 시행하고 있는 시험들이 필드에서 생길 수 있는 사고에서 속도기준으로 99%는 방지할 수 있지만 더 높은 속도에서의 안전성을 올리기 위해서도 노력을 하고 있다. 자신 있는 점은 다른 제조사와 비교해도 동등 이상의 안전도를 확보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계획이다.

 차체분야에서 주요 관심분야는 배터리 화재 리스크 축소를 위한 측면 충돌 대응이다. 측면 폴 시험에서 다양한 케이스의 비정규 모드를 연구하고 있으며, 이런 부분은 해석과 실차 평가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개발하려 노력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수십 년간 판매됐고 화재는 노후 디젤차가 많다. 3~5년 내 신차를 기준으로 내연기관차의 사고 후 화재 발생 비율과 전기차의 사고 후 화재 발생 비율을 비교해야 하지 않나
 "최근 비교 데이터 중에 하나가 하이브리드차와 관련돼 있다.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 대비 신차 비율이 훨씬 높지만 화재 발생 비율이 높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꼭 그렇게만 볼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싶다"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는 연구 개발 과정도 추진하고 있는지
 "전기차는 내연기관 대비 화재 발생 시 진압하는 기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응급 상황 가이드도 개선하고 있으며, 화재 진압과 관련된 요구가 있기 때문에 연구를 진행 중이다. 상세 개발 현황은 결과가 나오고 정리가 되면, 공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전기차가 도로 연석이나 차체 하부를 충격할 경우 화재발생이 많은데 어떤 경우에 화재가 발생했는지, 속도가 어느 정도일 때 화재가 발생하는지 알 수 있다면 전기차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 것 같다
 "연석이나 레일크로싱 같은 하부충격 조건은 구현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충격을 가하는 방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실차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정확한 속도 보다는 충격 조건에 따라 영향이 높으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하부 충격에 의한 화재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법규, 상품성 충돌 시험 외에도 실제 소비자가 겪는 다양한 유형의 충돌 시험, 예를 들어 과속 방지턱에 의한 충격이나 도로 연석 충돌과 같은 주행 중에서 얘기치 못한 에어백 오전개 현상이나, 배터리 장착부 파손 등의 상황을 모사하고 이를 점검하는 일련의 시험을 표준 개발 항목으로 적용하고 있다.

 실사고 조건을 반영한 정면 폴 시험도 시행 중이다. 법규가 정한 위치 이외에도 측면 충돌 시 화재 위험 요소가 있는 부위는 따로 시험을 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화물차 밑으로 차가 들어가는 상황도 시험 중이며 이 외에도 복합충돌 상황도 시험한다"

 -개발 측면에서 전기차 화재를 지연시키거나 화재 상황 대응 매뉴얼이 있는가
 "E-GMP 플랫폼은 구조면에서 차별화된 부분이 많다. 기본적으로 차체 구조로 보호한다고 많이 생각하는데 차체 하부 쪽을 보면 섀시 프레임을 구성해 배터리 보호 성능을 향상했다. 차체와 배터리 팩을 관통 볼트로 체결해 관성에 의한 배터리 이탈 및 차체 강성도 상당히 높였다. 하지만 극한의 속도로 충돌하는 경우 모든 제조사에 기술적 한계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배터리 자체에 대한 단품 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배터리가 고밀도 NCM, 저밀도 LFP 등 배터리 셀 각각의 특성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셀 모듈 팩이 어떻게 조합이 됐을 때 가장 강건한지도 검토해 차에 반영하고 있다"

 -전기차는 충전 중에도 화재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관련 대책도 연구 하는가
 "배터리 화재는 여러 케이스가 있어서 충돌 상황 뿐만 아니라 충전 중, 주차 중에도 화재가 발생 가능하다. 따라서 고장모드별 해당되는 메커니즘에 따라 설계 대책을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냉각수가 샌다거나, 내부에 제조 불량이 있다거나, 배터리 셀에 결함이 있다거나 하는 경우에도 화재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런 상황에서 이벤트가 발생하더라도 외부로 나오지 않도록 안전 기술을 단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전기차는 충돌 후 상황에서 도어를 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번 시험에서도 도어 핸들이 전동으로 올라오지 못했다. 그 이유는
 "기본적으로 충돌 시 도어 잠금이 해제된다. 도어 핸들도 전동 방식은 자동으로 돌출되도록 설계돼 있다. 도어 핸들이 돌출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현대차그룹은 도어 핸들 앞쪽을 누르면 핸들이 나오고 핸들 작동 시 기구적으로 도어를 열수 있게 설계했다"

 -플러시 타입의 도어 핸들이 전동으로 실행되지 않는 경우, 충돌 상황에서는 팝업이 안 되고 불이 난 상황에서 그걸 눌러서 열 수 있을지 처음 보는 사람은 방법을 모를 것 같다
 "플러시 타입 핸들 사용법에 대해서는 사용자 매뉴얼과 별도의 행 태그 등을 지급해 사용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에겐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플러시 핸들 사용법에 대해 딜러 교육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IIHS에서 측면충돌을 강화했다. 새 충돌 시험에서 'Poor', 'Marginal'을 받고 있는데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
 "IIHS 측면강화는 올해부터 적용 예정이다. 기존평가대비 속도는 50→60㎞/h, 대차무게도 1,500→1,900㎏로 증대돼 더 가혹해졌다. 신차개발에는 이미 반영하고 있으며 기존 판매 제품에도 단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실제 사고유형의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양산차에 적용 하는가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판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사고사례는 최대한 수집한다. 예를 들어 북미의 경우 교통부에서 사고 데이터를 모두 웹사이트에 기재하고 있다. 크리티컬한 사고는 품질과 서비스 부문이 현장에 나가서 다각적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에는 연구소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를 쌓고 개선점을 발견해 반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필드 사고의 피드백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내수형과 수출형의 안전도 차이가 없다고 하는데 확실한가 
 "내수형과 수출형에 대한 이슈는 과거부터 미디어에서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내수형의 도금 강판 비율이 적다는 점은 관계자들에게도 불만이었다. 그러나 2006년도부터 순차적으로 비율을 맞춰 2011년에 들어서는 내수/수출 동일 비율을 적용하고 있다. 플랫폼 개념을 도입한 시점부터 차체의 기본적인 골격 구조는 동일하게 채택한다는 의미다. 

 그럴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과거 차종 생산과 달리 생산 대수도 늘고 차종 수, 품목 수도 증가돼 사양을 구분하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유발하고 관리하는데 어렵다. 간혹 수출형은 두꺼운 패널을 쓰고 내수형은 얇은 패널을 쓰지 않냐고 질문하는 소비자도 있지만 이번 테스트를 거친 차의 외판을 만약 원가절감을 위해 두께를 줄여 이원화 생산을 하려고 해도 장비나 육안으로 구분하는 것이 어렵다.

 과거에 도어 임팩트 빔 사례는 새 법규 대응을 위해 북미에 먼저 적용하고 순차적으로 내수에 적용하는 과정에 기간이 많이 소요돼 차별 논란이 일어났다. 투싼의 경우는 범퍼 빔 이슈도 있었다. 범퍼 빔은 현재도 내수 보행자 법규 대응으로 인해 로워 스티프너를 내수형에만 스틸이나 플라스틱 재질로 적용하고 있다. 형상이 다르고 부품이 이원화돼 있으면 내수 소비자들이 차별받고 있다고 느낄 수도 있다는 사실에 공감했고, 전동화 플랫폼을 개발하면서부터는 범퍼 빔도 로어 스티프너 적용 유무만 차이를 두고 동일 형상으로 개발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안정감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요즘 미국 딜러샵에 가면 같은 투싼이라도 북미 생산 제품과 국내 생산 제품이 함께 판매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일원화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서 이러한 시장상황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시장 공급이 가능해졌다고 생각한다. 내수/수출 이원화 논란에 대해서는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화성=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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