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은 ‘깡패 잡는 배후’ 아닌 ‘깡패 배후’가 궁금”

김성태 前 쌍방울 회장 송환 배경 野 의혹 제기에 반박
정치보복 주장엔 “팩트와 증거로 말해달라”
“사적보복? 모두 文정권서 시작한 수사”
“음모론에, 다수당 힘 자랑 뒤에 숨는 단계는 지났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정치보복’이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제는 팩트와 증거로 말씀하시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16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하며 기자들로부터 이 대표 주장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이 대표님이 수사받는 사건으로 기소된 분들 많으시고. 구속된 분들도 많이 계시다. 그 과정에서 안타깝게 목숨 잃으신 분들도 계시다”며 “맥락에 맞지 않은 공허한 음모론에, 다수당 힘 자랑 뒤에 숨는 단계는 이미 오래전에 지났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앞에서 조사를 받기 직전 입장 발표에서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고 있다. 죄를 조작하는 사법쿠데타”라고 주장했었다.

이 대표가 지난주 인천 가두연설에서 “사적 복수에 공적 권한을 사용하면 도둑이지 공무원인가”라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한 장관은 “수사는 모두 다 문재인 정권에서 시작한 수사인데, 문 정권이 사적·보복수사했다는 말씀이냐”며 “이 사안은 사적보복 프레임 성립되지 않는 단순한 범죄수사일 뿐”이라고 했다.

한 장관은 또 최근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체포와 송환 배경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서도 “멀쩡한 기업을 사냥해서 주가조작하고, 돈 빼돌리고, 정치인에게 뒷돈 주고, 북한에 몰래 돈 준 범죄인이 수사받다가 해외 도피하면 최선 다해서 잡아와야하는 것이 국가 임무”라며 “민주당이 이번 범죄인 송환에 대해서 왜이렇게 예민하게 생각하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진짜 궁금해하시는 건 ‘깡패 잡아오는 배후’가 아니라 ‘깡패의 배후’일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안 의원은 12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 “이재명 대표가 검찰에 수사받으러 간 날, 작년 5월에 해외에 나가서 그렇게 오랫동안 (잡히지 않던) 김 전 회장이 8개월 만에 똑같은 날 체포됐다는 게 정말 우연의 일치일까”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회장) 본인으로서는 얼마든지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 최대한 국내에 들어오지 않고 저항권을 행사할 수 있었는데, 하루 사이에 자진 귀국을 한다고 알려져 있지 않느냐”고 했다. 수사기관에 협조하는 피의자를 되려 질타하는 듯한 발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