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빌라왕' 전세사기 후폭풍…"전세 소개만 해도 사기꾼 취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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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전셋집을 찾는 수요자들이 자취를 감췄다.
1139채를 보유한 채 사망한 '빌라왕' 김모씨가 화곡동에 가장 많은 주택을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곡동 일대에 전사사기 우려가 번졌기 때문이다.
16일 <뉴스1> 이 찾은 화곡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는 전세 사기 피해 우려로 발길이 끊겨 대부분 한산한 모습이었다. 뉴스1>
금리 부담에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화곡동에 전세 사기 피해 우려가 겹치면서 거래가 줄어들었다는 것이 업계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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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산한 부동산 중개업소…열지 않은 곳도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예전에는 중개를 하려고 전세 매물을 찾으면 1~2개 정도 있었어요. 지금은 40개 넘게 줄을 서요. 매물이 그만큼 쌓인 거죠."(강서구 화곡동 소재 부동산중개업소 대표)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전셋집을 찾는 수요자들이 자취를 감췄다. 1139채를 보유한 채 사망한 '빌라왕' 김모씨가 화곡동에 가장 많은 주택을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곡동 일대에 전사사기 우려가 번졌기 때문이다.
16일 <뉴스1>이 찾은 화곡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는 전세 사기 피해 우려로 발길이 끊겨 대부분 한산한 모습이었다.
강서구 화곡동 소재 A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말 그대로 거래가 뚝 끊겼다"며 "다른 지역도 전세 거래는 줄어들었다지만 화곡동은 빌라왕 때문인지 하루 종일 앉아있어도 전화 한 통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점심을 먹으러 가기에는 아직 이른 오전이었지만 문을 열지 않은 부동산 중개업소들도 눈에 띄었다. '내일 문을 열겠다'는 안내가 붙어있는 중개업소도 있었지만 별도 안내 없이 불을 꺼둔 채 문을 열지 않은 곳도 있었다. 인근 B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손님 자체가 없어서 거래가 되지 않아 문을 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화곡동의 연립·다세대 주택의 전세 거래량은 247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479건) 대비 51.5%로 절반 수준이었다. 지난해 12월 서울 전체의 전세 거래량은 3933건으로 전년(6781건) 대비 58.0%인 것과 비교해보면 화곡동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금리 부담에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화곡동에 전세 사기 피해 우려가 겹치면서 거래가 줄어들었다는 것이 업계 진단이다.
화곡동의 C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괜찮은 전세 물건이 나와 소개해주기만 해도 이제는 사기꾼 취급을 받는다"며 "일부 진짜 사기꾼들 때문에 무슨 고생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D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 매물이 쌓여서 거래가 안 되다 보니 집주인들이 돈을 끌어와 전세금을 낮추고 있다"며 "50만원이었던 월세가 80만원으로 뛰어도 거래가 되고 있다"고 상반된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부동산원 '임대차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강서구는 서울에서 전세 보증 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일어난 보증 사고 277건 중 91건이 강서구에 집중됐다.
공인중개업소 대표들은 화곡동에 현재 거주하고 있는 세입자들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C중개업소 대표는 "전세 시장이 순환되지 않으면서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이사하지 못하는 사람은 세입자들"이라고 지적했다. D중개업소 대표 또한 "소수 때문에 세입자들 전체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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