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의 ‘키플레이어’..양의지가 살아야 대표팀이 산다

안형준 2023. 1. 1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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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뉴스엔 글 안형준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양의지가 살아야 대표팀이 산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국가대표팀은 1월 16일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회 출사표를 던졌다.

대표팀은 오는 3월 일본 도쿄에서 대회를 시작한다. 일본, 호주, 중국, 체코와 B조에 편성된 대표팀은 1라운드를 통과할 경우 역시 도쿄에서 열리는 8강전에 오른다. 8강을 통과할 경우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4강전에 진출할 수 있다. 결승전 역시 마이애미에서 진행된다. 이번 대회는 2017년 이후 6년만에 열린다.

이강철 감독과 조범현 기술위원장은 지난 4일 30인 명단을 확정했다. 30인 명단에 포함된 포수는 양의지와 이지영 두 명 뿐이었다. 명단 확정 당시 이강철 감독은 양의지를 주전 포수로, 이지영을 백업 포수로 활용할 의사를 밝혔다. 국가대표팀 경험이 없는 노장 이지영을 선발한 것은 '확실한 주전'으로 양의지를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다만 양의지는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기억이 거의 없다.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를 시작으로 2017년 WBC, 2018년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 12, 2020 도쿄올림픽까지 참가했지만 5번의 국제대회에서 통산 31경기 .169/.300/.253 1홈런 9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도쿄올림픽에서는 OPS 0.382의 최악 부진으로 메달 획득 실패의 큰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강철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의지의 이름을 계속 언급했다. 이강철 감독은 "양의지가 비록 국제대회 타격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어린 투수들을 잘 이끌어줘야 한다"며 "양의지가 원한다면 편한 타순을 맡기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최상의 퍼포먼스가 나올지 고민하고 있다. 양의지가 주전 포수를 맡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1라운드 첫 상대인 호주와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두 팀에 대해 "호주는 아시아 성향의 리그를 갖고 있지만 대표팀 감독의 성향은 다르다. 번트를 잘 대지 않는다. 호주전에 대비해 변화구가 좋은 투수들을 많이 뽑았다. 양의지가 잘 알고 운영을 할 것이다. 일본은 투수가 강하다. 양의지를 비롯한 타자들이 잘 쳐줘야 한다"고 밝혔다. 공수 모두에서 양의지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사실상의 '키플레이어'인 셈이다.

실제로 양의지의 역할은 중요하다. 이지영은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지만 국가대표 경력은 일천하다. 첫 무대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다. 대표팀은 김광현과 양현종을 제외하면 국제대회 경력이 거의 없거나 어린 투수들로 마운드가 구성돼있다. 안방이 흔들리면 마운드도 덩달아 크게 요동칠 수 있는 상황이다. 양의지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또 KBO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하나인 양의지는 타석에서 한 방으로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다.

양의지 역시 자신의 역할과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지난 11일 두산 입단식에서부터 "민폐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 명예 회복을 위해 칼을 갈고 있다"고 대표팀에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각오를 다진 양의지는 이날도 "지난 부진 때는 몸이 준비가 잘 안돼있었다. 이번에는 준비를 잘해서 결과로 보여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 2017년 대회에서 충격의 1라운드 탈락을 경험한 대표팀은 2019년 프리미어12, 2020 도쿄올림픽까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국가대표팀이 위기 상황이라는 말이 꾸준히 나오는 상황. 공교롭게도 대표팀이 부진한 대회들은 모두 양의지가 주전 마스크를 쓴 대회들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명단 발표부터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위기에 빠졌다는 평가를 성과로 뒤집겠다는 것. 이강철 감독은 도쿄에서 열리는 8강을 통과해 마이애미까지 향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대표팀의 4강 진출 목표가 현실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양의지의 부활이 절실하다. 대표팀의 명예 회복과 양의지의 명예 회복은 뗄 수 없는 관계다. 이강철 감독의 '키플레이어'인 양의지가 과연 각오대로 제대로 된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사진=이강철, 양의지)

뉴스엔 안형준 markaj@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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