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라’ 김서형 “한석규 선배와 호흡? 안 어울리면 어쩌나 케미 걱정했죠” [인터뷰 종합]
[OSEN=김채연 기자] 배우 김서형이 ‘오매라’를 마치고 느낀 심경을 털어놨다.
16일 김서형은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 OSEN을 만나 오리지널 드라마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를 마무리한 소감을 전했다.
이날 김서형은 종영 소감을 묻자 “제목은 ‘매운 맛’이지만, 굉장히 순한 작품이었다. 이렇게 순하게 나오는데 생각보다 벽이 높다는 생각을 했다. OTT라고 해서 그런 기준은 없었지만, 몸으로 느끼는 게 달랐다. 작품이 주는 의미가 먼저라고 생각했고,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최근 ‘오매라’를 다시 봤다는 김서형은 “잘 잊어버린다. 죽도록 연기를 하다보니까 몸에 정말 단물, 짠물 다 뽑아버리고 끝내는 것 같다. 그렇게 끝내면 몸져 눕는 편이라 몸져 누울 생각을 하면 그런걸 잊는 편이라서, 다시 보니깐 잘한 것 같다. 제 몫은 그게 어떤 작품이여도 늘 제 마음은 똑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냐는 물음에 김서형은 “아무래도 병실에 들어가는 장면인 것 같다. 제가 대장암이라서 병원에 같이 가자고 손을 내밀긴 했지만, 어쨌든 시한부라서 기승전결이 있지 않냐”며 “실제 암환자도 아니지만, 아플 때보다 병원에서 행위를 해주실 때 헛구역질하는 그런 장면들이 좀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김서형은 “그때는 현장이 조용할 수 밖에 없었고, 옆에 간호사로 나오는 배우가 실제 간호사를 했다가 배우로 전향한 분이다. 그분도 몰입이 되니까 저보다 먼저 눈물을 보이시고 그랬다. 그런 장면들에서는 마음이 아프면서도 건강해야되는데, 건강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저희 아버지도 폐암으로 가셔서, 저도 오래 이런 장면을 못 봤을 때라 요양원에 계실 때라 그런 상황이되면 힘을 못쓰는 것 같다. 울면서 헤어지는 11화에서도 집에서 혼자 보면서 울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종합검진을 받았다는 김서형은 “검진을 마치니까 일을 끝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찍으면서도 건강에 대한 생각이 들었고 아프기도 했는데, 그래서 ‘종이달'을 끝내놓고도 끝내지 못한 숙제가 종합검진이었다. 종합검진을 끝내니깐 이제야 작품을 끝낸 것 같다. 건강해야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오매라’에서 김서형은 대장암 환자 역할을 맡았지만, 다이어트를 따로 하지는 않았다고. 김서형은 “잘 먹고, 잘 연기를 했다. 아무래도 아프다는 설정이 주는 주입식 생각들이 있었고, 아무래도 배우들은 몰입을 하니까 그런 마음으로 현장을 오면 (살이 빠졌다). 투병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많이 생각했고, 거의 노메이크업으로 촬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출판사에 갔다가 집에 들어오는 장면, 병원 신들은 거의 노메이크업으로 촬영했다. 아픈 환자 메이크업은 거의 제가 했다. 몸이 힘들어지면 다크서클이 생기니깐 그런 정도는 제가 했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소진하면서 역할에 몰입한다는 말에 건강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자 김서형은 “병원을 찾아가서 나쁜 소리를 듣는다고 해도, 여한은 없을 것 같다. 건강해야 제가 더 좋은 일을 하겠지만, 건강하려고 죽을 듯이 연기를 안하거나 그런 선택지는 없는 것 같다. 죽을 듯이 뭘 했는데 그걸로 인한 뭐가 생겨도, 그렇게 슬프진 않을 것 같다”며 연기를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김서형은 “작품을 할 때마다 ‘초를 태워서 끝까지 타는 모습을 봐야하는 가’에 힘들때가 있지, 건강에 대한 건 나중 모습인 것 같다. 천성이 그런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배우들이 다 그렇게 하겠지만, 유독 저는 하고 싶은 걸 하는 거에 대한 일을 하는 순간 만큼은 자존심과 자존감을 올려뒀다가 끝까지 태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편 창욱 역을 맡은 한석규와의 호흡에 대해 질문하자 김서형은 “대중으로서 선배님을 바라봤을 때 기억나는 배역이 있지 않냐. 그런 점에서 ‘이렇게 연기하시겠구나’를 알아서 같이 연기할 때 어려운 점은 없었다. 적응을 엄청 빨리 할 수 있었다”며 “선배님이 출연하신 ‘힐링캠프’ 예능만 보고 갔다. 선배님이 자기의 어떤 삶이나 스토리를 얘기한 적이 없으신 것 같아서, 그걸 찾아보고 간 게 도움이 됐다. 현장에서도 그 이야기를 리마인드 하듯이 많이 이야기하셨다”고 회상했다.
또한 김서형은 “한석규 선배가 ‘우리는 귀감이 되어야 하는 배우’라고 말하셨다. 다정과 창욱보다는 배우로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그리고 건강하자고도 많이 얘기했고, 또 만나자고도 했다”고 전했다.
동명의 에세이를 원작으로 하는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에 캐스팅 된 뒤 에세이를 읽었냐는 질문에 그는 “찾아봐도 된다고 하셨는데, 안 찾아 봤다. 작품이 끝나고 다시 보고 나니깐 책을 읽고 싶다. 사실 제가 그려낼 수 있는 다정을 그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평소 원작을 찾아보는 타입이 아니다. 들은 이야기로는 작가님이 ‘너무 닮아서 놀랐다’고 하셨다더라.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렇게 느끼셨다면 제가 헛으로 연기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미혼인 김서형은 ‘오매라’에서 대학생 자녀를 둔 워킹맘을 연기했다.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그는 “엄마 연기는 처음이 아닌데, 가족의 형태를 제대로 연기한 건 처음인 것 같다. ‘아내의 유혹’은 한 가정을 파탄냈고, ‘마인’에서도 차학연씨가 제 아들은 아니었고, ‘스카이캐슬’은 나중에 일이 나고서야 딸이 나왔다”면서 “연기가 어렵다기보다 ‘대학생 자녀를 둔 엄마의 모습을 어떻게 하지?’, 한석규 선배야 뱀파이어같은 외모를 갖고 계시지만 ‘너무 케미가 안나오면 어떡하지?’ 이런 고민을 했다”고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김서형은 “한석규 선배와의 케미를 많이 생각했다. 부부는 닮는다는 말이 있듯이 어울림은 있어야 된다는 생각에 집 안에서는 비슷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 자녀는 없지만 반려견을 18년째 키우고 있다. 저희도 어디 병원이 잘하고, 1차 병원은 어디, 2차 병원은 어디, 미용은 어디가 좋고, 무슨 선생님이 잘하는지 다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그런것처럼 그렇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더 별난 반려견 엄마이기 때문에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한편, 왓챠 오리지널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한 끼 식사가 소중해진 아내를 위해 서투르지만 정성 가득 음식 만들기에 도전하는 남편과 그의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로, 동명의 에세이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김서형은 남편 창욱(한석규 분)이 떠난 출판사를 지키던 중 대장암을 선고받고 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다정 역을 맡았다. /cykim@osen.co.kr
[사진] 키이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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