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께 절하면서 ‘건강하세요’ 덕담, 예법에 어긋나”

이강은 2023. 1. 1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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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차례상 간소화에 앞장서고 있는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가 설을 앞두고 올바른 세배 예절도 안내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한국유교문화진흥원과 함께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바른 세배 예법과 설 차례상 차림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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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올바른 세배 예절 안내

명절 차례상 간소화에 앞장서고 있는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가 설을 앞두고 올바른 세배 예절도 안내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한국유교문화진흥원과 함께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바른 세배 예법과 설 차례상 차림을 소개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관계자들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다 올바른 세배 예절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영갑 성균관의례정립위원장 및 유도회총본부 회장은 “설에는 세배를 하는데,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금년에는 올바른 인사예절을 정착시키고자 한다”며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분이 주먹을 쥐고 인사하거나 팔꿈치 인사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성균관에 따르면, 세배 때 하는 절은 ‘전배(展拜)’인데 ‘공수(拱手)’ 자세를 취한 후 몸을 굽혀 절을 하면 된다. 차렷 자세에서 인사하는 건 일본식이어서 지양하는 게 좋다. 공수는 복부와 주먹 하나 정도의 간격을 두고 두 손을 배꼽 높이에서 가지런히 모으는 것을 말한다. 남자는 왼손이 위로 가도록,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도록 포갠다. 어린이들이 배꼽 인사할 때 하는 동작과 비슷하다. 

공수를 한 상태에서 몸을 굽혀 손을 바닥에 대고 왼쪽 무릎, 오른쪽 무릎 순으로 바닥에 닿게 한 후 손등에 닿을 듯 말 듯 하게 머리를 숙인다. 일어설 때는 오른쪽 무릎을 먼저 바닥에서 떼고, 두 손을 오른쪽 무릎 위에 올린 후 왼쪽 다리를 펴며 일어선다. 일어선 후에는 공수한 상태에서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읍(揖)’을 한다. 자리에 방석이 있을 경우 밟고 올라서 절하면 안 된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관계자들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다 올바른 세배 예절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수는 평상시에 서서 하는 인사인 ‘입배(立拜)’에서도 활용된다. 공수 상태에서 상대를 향해 허리를 구부리면 된다. 대략 30∼45도 정도 굽히면 충분하고 지나치게 많이 구부릴 필요는 없다. 정치인들이 자주 하는 것처럼 차렷 자세에서 허리를 굽히거나 손을 무릎에 올린 상태로 인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외국 인사법을 모방했거나 국적 불명의 방식이라고 성균관 측은 전했다.

다만, 흉사 때 절을 할 경우 남녀 모두 공수 위치가 바뀐다. 예컨대 남성이 조문을 가서 절할 때는 오른 손이 위로 가도록 해야 한다.    

또 자손들이 어른들께 세배할 때 절하면서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세요’, ‘오래오래 사세요’ 등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덕담을 건네는 경향이 많은데 예법에 어긋난다고 성균관 측은 지적했다. 

박광영 위원은 “예라는 것은 말보다 행동이 먼저 가는 것인 만큼, 절부터 하고 자리에 앉은 뒤 어른께서 덕담을 건네면 감사의 뜻을 나타내면서 답해야 한다”며 “먼저 어른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말씀드리는 건 올바른 예가 아니니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성균관은 예라는 것 자체가 질서인 점을 들어 세배 순서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조부모가 있을 경우 그 자식들이 먼저 세배하고, 이어 손주들이 세배를 해야지 손주부터 하게 하면 예의에 안 맞는다는 것이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관계자들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다 올바른 세배 예절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균관은 설 차례상에 대해선, 지난해 추석 차례상과 마찬가지로 과일 종류는 정해진 것이 없으니 편하게 고르면 되고 힘들게 전을 부치지 않아도 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떡국, 나물, 구이, 김치, 술(잔), 과일 4종 등 9가지 음식을 올린 차례상을 보기로 제시했다. 설에 맞춰 떡국을 준비한 것이 추석 차례상과 다른 점이다. 성균관은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 전을 부치느라 고생하는 일은 인제 그만두셔도 된다”며 “다만 가족들이 전을 좋아하면 부쳐도 된다. 간소화를 원칙으로 각 가정 상황에 맞게 준비하면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성균관이 이번에 제안한 것은 명절 약식 제사인 차례에 관한 것이며 정식 제사를 어떻게 할지는 추후 발표한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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