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들에게 물어보니…"미국, 올해 경기침체 못 피해"

정혜인 기자 2023. 1. 1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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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성장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둔화에도 경제학자 상당수가 올해 침체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연준은 경제성장 둔화만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고 기대하지만, 학자들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에 따른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루체티 경제학자는 "연준은 노동시장과 물가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긴축 궤도를 유지할 것이고, 이는 실업과 경기침체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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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설문조사 결과 확률 61%…침체가 길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 51% "연내 금리인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경제성장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둔화에도 경제학자 상당수가 올해 침체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고용시장의 열기가 여전한 만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지속돼 이에 따른 경제 충격이 상당할 거란 이유에서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10일 경제학자 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향후 12개월 내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6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0월 조사 결과(63%)보다 2%포인트 낮아졌지만 경제학자들의 경기침체 경고 수준은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또 응답자의 약 75%는 연준이 올해 연착륙에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연준은 경제성장 둔화만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고 기대하지만, 학자들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에 따른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물가안정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으로는 주거비(25%), 의료서비스(18%) 등이 꼽혔다.

최근 인플레이션은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도이치방크의 브렛 라이언과 매튜 루체티 경제학자는 "핵심 서비스(물가) 등 일부 지표가 역사적으로 타이트한 노동시장과 관련이 있어 연준의 갈 길이 아직 멀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5%를 기록해 반년 전인 6월 9.1%에서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설문조사에 참여한 경제학자 대다수는 연준이 금리인상 기준의 핵심으로 보는 서비스물가 상승률과 실질임금 등이 여전히 높다며 연준의 긴축 행보가 계속될 것으로 봤다. 루체티 경제학자는 "연준은 노동시장과 물가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긴축 궤도를 유지할 것이고, 이는 실업과 경기침체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다고 경고하면서도 침체의 강도나 기간은 얕고 짧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1분기 0.1% 성장하지만, 2분기에 0.4% 감소할 것으로 봤다. 이어 3분기는 '제로(0)' 성장, 4분기에는 0.6%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관련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지난 13일 폭스비즈니스의 '더 플러맨 카운트타운'에 출연해 "(미국 경제가) 아직 경기침체에 있지는 않지만, 완만한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가 당연히 매우 깊은 불황에 빠질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연준이 주목하는 노동시장의 열기도 냉각될 거란 전망도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 학자들은 미국 노동시장 일자리 수가 오는 2분기부터 줄기 시작해 연말까지 월평균 7000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조사의 '월 2만8000개 증가'와는 상반된다.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등 연준 관계자들은 '연내 금리인하는 없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 그러나 설문에 참여한 경제학자 51%(2분기 3.1%, 3분기 16.9%, 4분기 30.8%)는 연내 금리인하를 점쳤다. 다만 이는 이전 조사의 60%에서 소폭 줄어든 수준이다. 2024년 금리인하 전망은 1분기 36.9%, 2분기 7.7%로 50% 이하였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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