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 고양이의 관상

이경혜(외부기고자) 2023. 1. 16. 15: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생김새를 살피면 성격이 보인다

얼마 전 ‘고양이 관상가’가 입소문을 탄 일이 있다. 그에 따르면 양쪽 눈 사이에 거리가 있는 고양이는 관용을 베풀 줄 알고 겁이 많다고 한다. 한 해 운을 점치기 좋은 새해에 즈음해 우리 집 고양이 관상도 한번 살펴보자.

(사진 언스플래시)


“콧날이 아래를 향하고 뭉툭한 면이 있어 생활력이 강해 길냥이였다면 대장캣이 되었을 상이다. 콧대가 약간 낮아 용두사미일 수 있으니, 장난감 놀이를 하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일이 있겠다.”
두어 해 전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이 글은 단박에 냥집사들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고양이 관상 봐드립니다’는 제목대로 고양이 얼굴 사진과 함께 200원을 보내면 고양이의 애정운, 관운, 대인관계운을 봐 준다는 것이었다. 위의 관상풀이는 거기에 소개된 내용이다. 나머지는 이렇다. “윗입술, 아랫입술 모두 두꺼우니 애정적이고 가정적이며, 남성캣이라면 정력적이고 여성캣이라면 남편운이 있는 상이다. 다만 깊은 눈은 슬픈 일이 많을 수 있으니 잘 지켜보아야 한다.” 내용이 맞고 틀리고는 차치하더라도 풀이가 제법 그럴싸하다. 관상은 과학이라기보다는 경험의 산물이다. 하여 그것이 반드시 사람의 일만은 아니며 고양이든 개든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하고, 얼추 들어맞기도 하다. 실제로 이 플랫폼에서 고양이 관상을 의뢰한 집사들은 “재미로 봤는데 진짜 비슷하다”거나 “소오름, 딱이네요” 같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무료로 고양이 관상을 봐 주는 사이트(CatFace Reader)도 있다. 어느 집사가 올린 고양이 사진에는 이런 풀이가 달렸다. “눈꼬리가 약간 길고 큰 눈을 가졌으니 예리한 판단력과 대범한 성격을 지녔다. 입 양쪽이 올라가 있어 성실하며 안정적이다. 하지만 코에 살이 없어 다소 신체가 빈약할 수 있으니 중년부터는 영양제 등을 챙겨 먹어야 하겠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중년에 영양제를 챙겨 먹어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어찌나 현실적인 조언인지 피식 웃음도 난다.
고양이의 생김새로 기질과 운 혹은 집사와의 궁합을 예측한 해외 사례도 있다. 국제동물행동컨설턴트협회에 소속된 동물 행동 학자 ‘아덴 무어Arden Moore’는 오랜 시간 고양이를 살피며 관찰한 결과로 고양이의 얼굴형에 따른 각각의 성격과 취향을 정리했다. 그는 고양이 얼굴형을 둥근형, 삼각형, 사각형으로 구분했다. 먼저 둥근형 얼굴을 가진 고양이는 애교가 많아 애정 표현에 능숙하다고 한다. 이들은 성격이 얌전한 편이며 집사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한편 겁이 많고 잘 놀라며 낯가림이 있다. 품종으로 보면 페르시안, 브리티시 숏헤어, 스코티시 폴드 등이 여기에 해당하고,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의 집사와 궁합이 잘 맞는단다. 삼각형 얼굴형의 고양이는 똑똑하고 호기심이 많은 성격일 확률이 높다. 몸이 가볍고 유연한 데다 움직임이 날래며, 장난기가 많고 활발해 놀이를 무척 좋아한다. 다만 집사에게 순종하는 편이 아니어서 조금은 시크한 집사를 만나면 더 잘 지낼 수 있다고. 귀가 크고 얼굴이 얇은 외모를 지닌 샴이나 아비시니안이 여기에 해당한다. 얼굴 생김새가 사각형에 가까운 고양이는 말하자면 ‘개냥이’라 불리기 좋은 성격이다. 집사를 졸졸 따라다니고, 머리를 대거나 비비는 행동을 자주 하며 안기는 것도 즐긴다. 호기심이 많아 새로운 사람이나 물건에도 쉽게 다가가는 편이다. 대개 몸집이 크고 단단한 고양이들로, 메인쿤과 시베리안 같은 대형 고양이들이 사각형 얼굴을 가지기 쉽다.
사실 고양이 성격을 결정 짓는 요인은 여러 가지다. 성별, 연령, 털 색, 유전자, 성장기 경험 등이 큰 영향을 미치고, 반려묘라면 반려인과의 관계 맺기 방식에 따라 저마다 고유한 특성을 지니게 된다. 결과적으로 관상만으로 고양이를 규정지을 순 없다. 관상은 재미와 참고, 그만큼이면 딱이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63호 (23.1.17) 기사입니다]

< Copyright ⓒ MBN(www.mb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