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 IDC 초고압선 지중화 논란…LGU+ "손풍기보다 전자파 낮아"
"지역 사회 불안과 오해 확산되지 않도록 지속 노력할 것"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LG유플러스가 경기도 안양시에 짓는 신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전력 공급을 위한 '초고압선 사업'을 두고 전자파 발생이 우려된다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손선풍기보다 전자파가 낮게 측정된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IDC를 구축 중이라는 입장이다.
16일 국회에서는 '데이터센터 확산과 초고압선 부설에 따른 갈등 해소 및 대책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토론회를 개최한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민병덕, 강득구, 이탄희 의원을 비롯해 서갑 대한전기협회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발제자로는 임윤석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책임, 박상희 산업통상자원부 신산업분산에너지과 과장, 토론자로 김기현 대한전기협회 기술기준처장, 이희석 안양시청 도로과장, 김기회 국립전파연구원 연구관, 최영범 LG유플러스 전문위원 등이 참여했다. 좌장은 이병준 고려대 전기공학과 교수가 맡았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올해 3분기 준공 완료 및 연내 가동을 목표로 '평촌2센터'(가칭)를 건립 중이다. 문제가 된 건 전력 공급을 위한 초고압선 지중화 공사다. 15만4000V의 초고압선이 안양 지역 초등학교를 비롯한 거주 지역 땅속에 매설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전자파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일부 구간에서 매설 심도가 1m가 안 된다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안양시청과 안양역 등에서는 수차례 반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LG유플러스는 "이번 공사는 지자체인 안양시로부터 도로굴착심의 및 도로점용 허가를 받아 적법하게 수행되고 있다"며 "지난해 신문과 안양시 홈페이지를 통해 데이터센터(IDC) 구축에 대해 알렸고, 공사 착수 전에는 현장 안내문, 현수막 등을 통해 안내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전자파는 세계보건기구(WHO) 견해와 국내 법적 기준에 부합하며, 일상에서 사용하는 손선풍기 보다 낮게 측정됐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기사업법 전기설비기술기준 고시에 따라 83.3마이크로테슬라(μT) 이하 수준의 자기장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매설 심도의 경우 차량 등 중량물의 압력을 받는 장소로 1m 이상, 압력을 받지 않는 장소는 0.6m 이상으로 정한 도로법 시행령에 따랐다는 얘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네덜란드의 0.4μT 기준을 들어 국내 전자파 기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임윤석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책임은 "미디어에서 많이 언급되는 0.4μT 기준은 네덜란드 등에서 신설 송전 선로의 경우 유치원 등 관심 시설에 한해 적용되는 전자파 가이드라인으로 법적 의무 사항은 아니다"며 "이는 기술적 권고치가 아닌 전기요금을 더 내는 대신 더 멀리 (전자파 시설물을) 떨어트려 달라는 식의 사회적 합의"라고 말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의 2007년 연구 결과를 들어 자의적으로 낮은 전자파 노출 제한치를 적용하는 정책은 정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김기회 국립전파연구원 연구관도 국내에서 준용하는 국제 전자파 기준이 비영리 독립 기구의 과학적 근거에 따라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관은 "기준을 설정할 때 인체에 아주 적은 영향 보이기 시작하는 레벨이 있으면 그 레벨의 1/50 수준으로 기준을 만든다"고 말했다.
안양시 측은 초고압선 지중화 공사 등 LG유플러스 평촌2센터 구축을 막을 법적·행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는 4월부터는 해당 시설물에 전기 공급이 이뤄질 거라고도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안양시 주민인 조만식씨(73)는 "LG유플러스는 데이터센터가 4차산업혁명에 있어서 중요한 산업이라고 했지만, 주민 행복권을 해치는 부분이 있다면 지양돼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민병덕 의원은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데이터센터와 초고압선 부설에 대한 의견을 밑바탕으로 주민 불안과 갈등이 증폭되는 지금의 사회적 문제를 국회 차원에서 해결하는 길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평촌2센터와) 동일한 시설은 KT 용산 IDC, SKB 가산 IDC, SK C&C 판교 IDC 등에서도 현재까지 문제없이 운용되고 있다"며 "포털, 모바일, 교통, 게임 등 우리 일상의 다양한 IT 서비스 제공을 위해 대용량 전선 설비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역사회의 불안과 오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고 밝혔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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