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금융권 서민금융 적극 공급” 다시 당부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기관에 적극적인 서민금융 지원 역할을 해 달라고 다시 강조했다. 일부 금융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최근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을 꺼려 하고 있다.

이세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16일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진흥원, 금융협회 등과 ‘서민금융 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시중금리 상승으로 서민과 취약계층의 금융부담이 가중되고 금융접근성이 위축되고 있다”면서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사, 대부업 등 서민금융기관이 금융창구로서의 역할을 계속 해 달라“고 말했다.

이 처장은 “리스크 관리나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신규대출을 중단해 위험 부담을 금융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하는 행태는 지양돼야 한다”면서 “중·저신용자 대출과 중금리대출 공급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해달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등은 조달금리 상승으로 수익성이 낮아졌다며 지난해 4분기부터 대출을 줄였다. 이 때문에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위는 지난해 말에도 금융시장 현황 점검회의에서 “일부 저축은행, 캐피탈, 대부업체의 대출 중단으로 서민들의 긴급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여신심사기준을 강화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이번달부터는 금리 조정 등의 영향으로 정책서민금융 상품 공급량은 정상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햇살론의 하루 평균 공급량은 지난해 11월과 12월에 각각 99억원과 100억원이었는데 이번달 142억원으로 늘었다. 금융당국은 지난 1일부터 근로자햇살론, 햇살론15, 최저신용자특례보증 상품 금리를 약 1.0%포인트 인상하는 대신 서민금융진흥원이 이자 일부를 부담하거나 보증 한도를 확대하도록 했다.

정책서민금융 공급액은 지난해 9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9~2021년 공급액은 8조원대였다.

인터넷전문은행 3곳(케이·카카오·토스)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도 지난해 25% 이상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는 30%대이다.

금융권의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는 지난해 3분기까지 22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도(21조6000억원) 실적을 넘어섰다.

금융위는 은행권 자체 재원이 투입되는 새희망홀씨 대출 공급액이 지난해 11월까지 2조1800억원에 그쳐 전년도 실적(3조170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며 은행권에 적극적인 공급 노력을 당부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