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민의힘 당원가입 이유가 전광훈?···검색량으로 분석한 당심, 누구 뽑을까

문광호 기자 2023. 1. 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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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에서 열린 ‘국민의힘 양천갑 당원대회’. 성동훈 기자

“국민의힘 당원이 되겠다고들 하십니다. 얼마 만입니까. 눈물이 납니다.”(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2021년 6월15일 당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된 5일 뒤인 2021년 6월16일은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 즈음부터 최근까지 네이버 검색창에 ‘국민의힘 당원가입’을 입력한 횟수가 3번째로 많은 날이다. 당시 5선의 정진석 위원장이 “얼마 만인가”라고 할 정도로 당원 가입이 폭증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2021년 5월12일부터 한 달간 전국에서 새로 입당한 당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0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당원 수가 늘면서 100% 당원투표로 치러지는 3·8 전당대회는 더욱 예측이 어렵게 됐다. 일반당원과 달리 전원이 투표권이 있는 책임당원(3개월 이상 당비를 내는 당원) 수만 직전 전당대회에 비해 50만명 이상 늘었다.

경향신문은 16일 국민의힘 당원이 증가한 시점을 간접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네이버(일간 기준)와 구글(주간 기준)에서 지난 전당대회 기간인 2021년 5월부터 현재(1월15일 기준)까지 ‘국민의힘 당원가입’ 단어가 얼마나 검색됐는지 조회했다.

당원가입 검색량이 많은 기간은 크게 네 구간으로 나뉜다. 시간순으로 이 전 대표가 당선된 전당대회 전후,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선출된 경선 기간, 이 전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이번 3·8 전당대회 레이스가 본격화된 시점 등이다.

‘국민의힘 당원가입’이라는 단어가 네이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날은 2021년 9월30일이다. 이날은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등 대선 후보의 지지자들이 일반당원으로 가입해 대선 후보 본경선에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다. 본경선 선거인단 명부 작성일이었기 때문이다. 일반당원으로 가입하면 추첨을 거쳐 투표했다. 전날인 2021년 10월29일 당원가입 검색량도 7위에 달한다. 구글에서도 같은해 9월26일~10월2일 기간 국민의힘 당원가입 검색량이 가장 많았다.

이 전 대표 취임 후 약 3달이 지난 시점이라 소위 ‘이준석 효과’도 무관치 않다. 국민의힘은 2021년 6·11 전당대회 직전인 2021년 5월31일부터 9월27일까지 입당한 신규 당원이 26만5952명에 달한다고 당시 밝혔다. 책임당원은 23만1247명으로 전체 신규 당원 중 87%를 차지했다. 전체 당원으로 보면 수도권에서 약 11만4000명, 호남에서 약 1만명이 새로 입당했다. 20~40대 신규 입당자는 약 11만4000명으로 전체 신규 입당자의 44%에 해당했다.

16일 네이버 데이터랩을 통해 2021년 5월1일부터 지난 15일까지 ‘국민의힘 당원가입’ 단어 검색량을 조회한 결과. 네이버 갈무리

당원가입 검색량 2위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본경선 모바일 투표 1일차인 2021년 11월1일이었다. 당원 모바일 투표가 시작된 지 10분 만에 1만명이 몰리면서 시스템이 마비될 정도였다. 대선 후보 선출에 대한 관심이 당원가입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검색량 5위는 모바일 투표 2일차인 2021년 11월2일이었다. 구글 검색량 2위 기간도 2021년 10월31일부터 11월6일까지였다.

당원가입 검색량이 세 번째로 많았던 날은 이 전 대표가 당선된 지 5일이 지난 2021년 6월16일이었다. 이 전 대표가 성비위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해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2022년 7월8일이 검색량 8위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달에 당비 1000원 납부약정하면 3개월 뒤 책임당원이 되어 국민의힘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며 당원 가입을 독려했다. 이 기간(2022년 7월10일~16일) 구글 주간 검색량도 6위로 높았다.

네이버 검색량 4위(2022년 12월30일), 6위(2022년 12월29일)는 지난해 연말에 집중됐다. 구글 주간 검색량 역시 지난해 12월말(25일~31일)이 10위였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당원가입에 대한 관심이 불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6일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오는 3월8일에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연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측 사람들이 대거 당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한 당원협의회에 1000명의 당원가입 서류가 왔는데 그 중 700명이 전광훈 목사 쪽이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3·9 대선 이후 전 목사 측이 매일 50명 이상씩 당원으로 가입을 시켰다는 얘기도 있다. 네이버 일간 당원가입 검색량 9위는 2021년 9월6일, 10위는 2021년 10월6일이었다.

16일 구글트렌드를 통해 2021년 5월1일부터 15일까지 ‘국민의힘 당원가입’ 키워드를 조회한 결과. 구글트렌드 갈무리

구글 검색량은 지난해 3월20일~26일과 3월6일~12일이 각각 3위와 5위였다. 윤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해 3월9일 즈음이다. 윤 대통령 당선이 당원가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최재형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2021년 7월15일이 포함된 주간(7월11일~17일)의 구글 검색량은 4위였다. 이 전 대표가 추가 징계를 받은 지난해 10월7일 직후 주간인 10월9일~15일(7위), 이 전 대표가 대표로 당선되던 주간인 2021년 6월6일~12일(8위) 기간에도 당원가입 검색량이 많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매년 발표하는 ‘정당의 활동개황 및 회계보고’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 수는 2016년 299만명에서 2021년 12월31일 기준 407만명으로 100만명 이상 늘었다. 특히 투표권 등을 행사할 수 있는 기준인 당비 납부 비율은 2021년 15%로 2020년에 비해 5%포인트 늘었다.

당원 수 증가가 이번 전당대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며 “이준석 대표 취임 후 대규모로 입당했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탈당했던 사람들이 돌아오기도 하고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인원도 있다고 보지만 기본적으로 70% 정도는 개혁을 갈망하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또다른 관계자는 “대선, 지방선거를 거치며 늘어났다”며 “그때를 기점으로 1년간 꾸준히 증가됐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취지다. 정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40대 이하가 당원의 33%에 해당하며 지역별로는 영남권이 40%, 수도권이 37%인 만큼 경선의 결과를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번 전당대회의 경우 선거인 명부 작성 기준일을 오는 31일로 해 11월 이후 입당자의 영향은 제한적이다. 3개월 당비 납부라는 책임당원 요건을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선 전광훈 목사 측이 주도한 당원 가입 증가가 큰 변수가 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0일 “총 선거인단은 현재(10일) 시점 84만명”이라며 “1월 당비 납부 현황이 반영되지 않아서 최종 선거인단 수는 현재 시점에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선거인단은 대의원, 대의원이 아닌 책임당원 선거인, 대의원이 아닌 일반당원 선거인으로 구성된다. 지난 전당대회 선거인단은 총 32만8889명으로 대의원 8372명, 책임당원 27만6698명, 일반당원 4만3819명으로 구성됐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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