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아 고마워” 새신랑 김시우 소니오픈서 통산 4승… 상금 17억원, 마스터스 티켓 신부에 선물
“쉬운 길이 아닌데 지현이가 같이 와줘서 고맙다.”
지난해 12월 결혼 후 처음 출전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 오픈(총상금 790만 달러)에서 2년 만에 우승 물꼬를 튼 김시우(28)는 한국 미디어와 인터뷰에서 신부 오지현(27)에게 연신 고마워 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7승으로 한창 주가를 올릴 나이인 아내가 결혼후 선수 생활을 접고 자신의 투어 활동 뒷바라지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시우는 16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CC(파70·7044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소니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2개로 6언더파 64타를 치고 합계 18언더파 262타를 기록, 첫 우승에 도전한 헤이든 버클리(미국)를 1타차로 제치고 신부 오지현에게 트로피를 선사했다. 우승상금 142만 2000달러(약 17억 5000만원)와 2023 마스터스 토너먼트(4월) 출전권은 신부에게 바치는 멋진 신혼선물이 됐다.
2016년 윈덤 챔피언십, 2017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가 2021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1월)에서 3년 8개월 만에 부활한 김시우는 또 한 번의 긴 정체기를 신혼의 힘으로 돌파했다. 김시우는 “결혼후 댈러스 집으로 갔다가 하와이 대회에는 쉴 겸 여행삼아 출전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우승으로 4승째를 거둬 기쁘다. 그린 밖에서는 대회에 왔는가 싶을 정도로 둘이 편하게 지내며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3타차 공동 5위로 출발해 마지막 두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승부를 뒤집은, 그야말로 짜릿한 역전우승이었다. 출발부터 3연속 버디로 상승세를 탄 김시우는 12번홀(파4) 버디로 처음 단독선두에 나섰지만 이후 힘을 낸 버클리가 16번홀(파4) 버디로 재역전 하면서 쉽지 않은 상황을 맞았다.
“16번홀의 함성으로 버클리의 버디를 직감했다”는 김시우는 17번홀(파3) 그린 뒤편 러프에서 8.5m 칩샷을 그대로 홀 안에 넣고 주먹을 불끈 쥐며 2022 프레지던츠컵 때처럼 힘차게 포효했다. “더 이상 잃을 게 없었고, 공격적인 플레이가 필요했다”는 김시우는 18번홀(파5)에서도 티샷을 왼쪽 벙커에 빠뜨렸으나 236야드 거리에서 아이언샷으로 투 온에 성공한 뒤 투 퍼트로 가볍게 버디를 잡고 1타차 선두로 마쳤다. 이어 버클리가 18번홀에서 4.5m 버디 퍼트를 실패하는 순간 김시우는 아내와 함께 기쁨을 나눴다.
세계 84위로 이 대회에 출전한 김시우는 이날 발표된 새해 2주차 세계랭킹에서 41위로 43계단 상승했다.
한국선수가 소니오픈에서 우승한 것은 2008년 최경주(53) 이후 15년 만이다. PGA 투어 한국선수 24번째 우승을 이룬 김시우는 최경주(8승)에 이어 한국선수 다승 2위를 지켰다. 양용은, 배상문, 임성재, 이경훈, 김주형이 각각 2승씩 거뒀고 노승열, 강성훈이 1승씩 더했다.
루키 김성현(24)과 안병훈(32)은 12언더파 268타로 공동 12위에 올랐고, 이경훈(32)은 10언더파 270타 공동 28위로 마쳤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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