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신호에 사거리 진입한 구급차, 직진차에 들이받혀… ‘사이렌 소리 안들려 vs 방어운전 했어야’

적색 신호였음에도 거리로 진입한 구급차를 정상 신호에 따라 주행중이던 차량이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16일 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교차로에서 신호 위반으로 튀어나온 구급차, 그런데 사이렌 소리가…’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그의 부인은 지난해 12월14일 오후 2시쯤 대구 북구의 한 거리에서 1차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가 직·좌 동시신호에 따라 사거리에 들어선 찰나, 오른쪽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주행하던 119 구급차량이 나타났다.

A씨 부인은 다른 차량의 등장을 예상하지 못했던 듯 속력을 줄이지 않은 채 구급차의 측면을 들이받았다. 구급차는 충격에 크게 흔들리며 밀려났다.

이 구급차에는 환자가 탑승하지 않은 상태였으며, 현장으로 출동하던 중이었다.

이 사고로 A씨 부인은 경추 염좌 등의 부상을 진단받으며 2주간의 대증치료를 받았다.

사고 당시 2·3차로의 운전자들은 구급차의 교차로 진입을 인지했던 듯 A씨 부인보다 앞선 위치에서 정차중이었다.

A씨는 “구급대원들은 사이렌을 틀었다고 했지만 부인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하며, 블랙박스 영상에서도 사이렌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보험사에서는 부인과 구급차의 과실을 6대 4로 봤으나, 이에 항의하자 부인의 과실을 4로 낮췄다”며 “구급차가 사이렌을 틀지 않거나 작게 튼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문철 변호사는 “블랙박스 영상에서는 사이렌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2·3차로에 서있는 차들로 인해 구급차가 잘 안보였을 수 있다”며 “구급차가 적신호에도 지나갈 수는 있으나 사이렌을 크게 켰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한 변호사는 A씨 부인의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긴급 출동중이었던 구급차였기 때문에 신호위반은 아니다”라면서도 “전방이 잘 보이는 상태에서 양보를 안해 사고가 났다면 블랙박스 차량의 잘못이겠지만, A씨 부인 위치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듯 하다. 운전자와 구급차의 과실은 0대 100”이라는 의견을 냈다.

다만 한 변호사는 “판사에 따라서는 ‘2·3차로 차량들이 멈춰선 것을 의식해 운전자가 조심했었어야 했다’는 의견을 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대체로 A씨 부인의 대처가 다소 미숙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 중 한 시청자는 댓글에서 “내 차선이 비어있고 (같은 방향의) 다른 차선에 차들이 많으면 조심할 필요가 있는데, 블랙박스 차량의 방어운전 부재가 안타깝다”고 적었다.

다른 시청자도 “운전자의 시야와 판단력, 반응 속도 등 모든 것이 너무 아쉽다. 운전은 도로의 상황과 흐름을 눈으로 읽으며 해야하는 만큼 녹색 신호에도 주변을 잘 살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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