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로 울린 국민타자가 감독으로…"살살 좀 던지라고 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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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살 좀 던지라고 그러셨던 기억이 나요."
박치국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승엽 감독님을 마운드에서 처음 뵀다. 인사를 드리고 삼진을 잡은 기억이 난다. (아직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지 못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내 공이 어땠는지 여쭤보고 싶다.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고, 꼭 잡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어서 더 집중해서 던져 그런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얼마 전에도 영상을 다시 돌려봤다"고 되돌아보며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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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살살 좀 던지라고 그러셨던 기억이 나요."
두산 베어스 사이드암 박치국(25)은 신인이었던 2017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국민타자 이승엽(46)과 마주했다. 이승엽은 당시 삼성 라이온즈에서 은퇴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박치국은 프로야구의 전설적인 타자와 2차례 만나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결정구도 지금까지 기억한다. 한 번은 직구, 한 번은 슬라이더였다.
마운드 위에서 완벽히 제압했던 국민타자와 이제는 같은 유니폼을 입고 함께한다. 두산은 지난해 10월 이승엽 신임감독과 손을 잡았다. 은퇴하고 5년 동안 현장을 떠나 있던 이승엽이 삼성이 아닌 두산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야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팔꿈치 재활을 마치고 열심히 새 시즌을 준비하던 박치국에게도 이 감독 부임 소식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박치국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승엽 감독님을 마운드에서 처음 뵀다. 인사를 드리고 삼진을 잡은 기억이 난다. (아직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지 못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내 공이 어땠는지 여쭤보고 싶다.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고, 꼭 잡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어서 더 집중해서 던져 그런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얼마 전에도 영상을 다시 돌려봤다"고 되돌아보며 씩 웃었다.
이어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눠보진 못했는데, 선수 때 옆에 지나가면 한마디씩 던져주셨다. 그때 내게 '살살 좀 던져'라고 그런 기억이 난다. 감독님으로 오실 줄은 몰랐는데, 그런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치국은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필승조로 기용되며 자리를 잡아 나갔다. 2020년까지 3시즌 동안 해마다 60경기 이상 등판해 38홀드, 6세이브를 수확했다. 2020년 시즌에는 71⅔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2.89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그러나 2021년 시즌부터 팔꿈치 통증 여파로 전력투구가 어려워졌고, 그해 7월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11개월 정도 재활과 훈련에 매진한 끝에 지난해 6월 중순에 마운드로 복귀했으나 통증이 재발했다. 7월까지 15경기에서 11⅔이닝, 평균자책점 5.40에 그친 뒤 시즌을 접고 다시 몸을 만들었다.
박치국은 "지난해는 몸이 됐다고 생각해서 올라왔는데, 안 된 상태였던 것 같다. 작은 부상이 많았다. 서두르지 않고 몸을 만들고 올라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과거는 잊고 이 감독에게 자신이 현재 두산 불펜에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부터 시작하려 한다. 박치국은 이 감독이 선수 시절 "살살 좀 던져"라고 했을 때처럼 다시 마운드 위에서 씩씩하게 타자들과 싸워 나가려고 한다.
박치국은 "2018년 때 마음가짐이다. 내 자리는 없고, 다시 보여줘서 다시 올라가야 할 때이다. (정)철원이도 (최)승용이도 잘 던지고 있고, 솔직히 말하면 내 자리는 없는 것 같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시작해보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또 팔꿈치에 통증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가능한 자기 몸 상태를 잘 확인하고, 자신을 믿으면서 버텨나가려 한다.
박치국은 "올해는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아프면 어떻게 하나 생각도 들었다.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호주에서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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