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학생선수 위해 스포츠의료진, 전문 트레이너가 뭉쳤다. 훈훈한 서귀포 훈련지원단 재능기부
부상 후 올바른 치료와 재활법을 잘 모르는 학생 선수들을 위해 스포츠전문 의료진과 국내 최정상급 트레이너들이 한데 뭉쳤다. 이들은 설 연휴를 포함해 4주 동안 제주 서귀포에서 전지훈련 중인 스포츠 꿈나무들을 위해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
대한스포츠의학회 전문의들과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KATA) 트레이너들은 이달 초부터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 ‘서귀포 동계전지훈련 지원단’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서귀포로 전지훈련을 온 학생 선수, 실업 선수들을 대상으로 몸 상태를 점검한 뒤 올바른 훈련법, 재활법을 설명하고 적절한 치료도 제공하고 있다. 서귀포 동계전지훈련 지원단이 활동한 지 18년째다. 이정필 KATA 사무총장은 “하루 행사로 시작한 게 한 달 행사로 커졌다”며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다친 어린 선수들을 오랫동안 전문적으로 돌보면서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전문의사의 진단과 치료, 전문 트레이너의 재활훈련 등을 한곳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것은 꿈나무들이 접하기 쉽지 않은 기회다. KATA 소속 김상훈 오산대 교수는 “현재 서귀포에 머무는 팀은 200개, 선수 4000명 정도”라며 “축구, 배드민턴, 육상, 농구, 야구 등 2000여 명이 한 달 동안 지원단으로 찾아오리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제주월드컵경기장 이외 4곳에도 야구 등 종목별 캠프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스포츠전문의는 모두 16명이다. 이들은 조를 짜서 주말에 서귀포로 와 하루, 이틀 무료로 진료한다. 의학회와 KATA가 공수한 충격파, 초음파, 전기치료, 고주파 등 전문 기기를 이용한 치료도 이뤄진다. 세종스포츠정형외과 김진수·금정섭·차민석 원장, 달려라병원 이성우 원장은 지난주 발목, 무릎, 허리 등 전공 분야로 나뉘어 진료했다. 김진수 원장은 “우리나라 학생 선수들은 과도한 운동으로 인한 피로골절이 많다”며 “훈련량이 많은 현 시기라 부상 예방 및 정확한 치료가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민석 원장은 “지도자와 선수들이 과거에 비해 스스로 부상을 관리하는 기본적인 방법을 많이 알고 있어 다행”이라며 “지도자가 부상과 재활에 지금보다 더 관심을 가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우 원장은 “적잖은 선수와 지도자들은 허리 통증을 근육 부상이 근본적인 원인인데 골격계 문제로만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며 “근육 부상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KATA 트레이너들은 의료진 진료 결과에 따라 마사지, 얼음찜질을 진행하고 테이핑, 재활 훈련법 등도 알린다. KATA 회원은 거의 모두 전현직 프로구단, 국가대표팀 트레이너들이다. 김용일 협회장(프로야구 LG 수석 트레이닝 코치)은 “학생 선수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왔다가 웃으면서 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지도자가 함께 온다면 부상 예방 및 관리, 재활에 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원단 활동은 서귀포시가 재정적으로 계속 지원하고 있다. 전지훈련차 서귀포를 방문하는 학생 선수, 직업선수들에게 단순하게 훈련 인프라만 제공하는 걸 넘어 좀 더 현실적이면서도 전문적인 서비스를 주기 위함이다. 서귀포시는 인조 잔디, 트랙 등 훈련 인프라를 꾸준히 개선하는 한편, 선진적인 경기력 측정 시스템이 완비된 전문 훈련장도 구축할 방침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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