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체험, 죽음이 아니라 삶의 체험"

윤평호 기자 2023. 1. 1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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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나 추석은 산 자들이 모여 죽은 이들을 떠 올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산 사람은 가 닿지 못하는 절대 영역인 죽음의 세계를 미리 체험하며 삶의 의미를 회복하는 교육장이 있다.

그는 "누군가 죽어야 깨닫는 것 들을 임종체험을 통해 미리 깨닫게 해 남은 삶을 잘 살게 도와주는 것이 바로 센터의 체험프로그램"이라며 삶의 의미와 행복을 되찾고 싶은 사람, 가족 갈등이 깊은 위기 가족, 죽음을 준비해야 할 어르신들께 센터 이용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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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웰다잉힐링센터 정용문 센터장, "죽음 현장에서 도 닦는 기분으로 시작"
지난해 7월부터 초대 센터장 재직, "삶의 의미와 행복 되찾고자 하는 분들에게 추천"
백석웰다잉힐링센터 정용문 센터장. 사진=백석웰다잉힐링센터 제공

설이나 추석은 산 자들이 모여 죽은 이들을 떠 올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산 사람은 가 닿지 못하는 절대 영역인 죽음의 세계를 미리 체험하며 삶의 의미를 회복하는 교육장이 있다. 지난해 7월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에 문을 연 백석웰다잉힐링센터(센터장 정용문·이하 센터)이다. 센터는 강의실과 영정사진실, 50명이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임종체험실을 갖췄다.

지난 6개월 간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 봉사단체와 종교단체 회원 등 각계각층 1000여 명이 센터에서 임종체험 기회를 가졌다. 임종체험은 1, 2부로 나눠 영정사진 촬영, 체험준비 강의, 수의착용, 유언장 작성 및 낭독 등으로 진행한다. 전체 소요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 "내 삶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행복을 잊고 살았다. 죽음 준비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등이 체험을 마친 이들의 공통된 소감. 도박과 알코올 중독 등으로 이혼 위기에 놓인 부부 셋은 체험 중 남편이 울음을 쏟으며 용서를 구하고 새사람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했다. 전라도 광주에서 센터를 찾은 한 아버지는 임종체험을 통해 불화하던 아들과 화해의 물꼬를 텄다.

정용문 센터장은 상조회사 소장과 임원, 대표이사를 거쳐 센터 개소를 계기로 지난해 백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IMF로 사업 실패 뒤 절망 속에 지내던 정 센터장은 "죽음의 현장에서 도를 닦는 기분으로 다시 일어서보자"는 일념으로 상조회사 공채에 지원, 장례지도사 일을 시작했다. 삶과 장례에 이해가 깊어지며 "힐다잉-당신도 시한부 인생입니다"라는 저서도 출판했다. 장례닷컴 유튜버로도 활동하며 110편 영상을 제작, 웰다잉 소개에도 앞장섰다.

정 센터장은 "제가 생각하는 웰다잉은 마음 편히 살다 잘 죽는 것, 즉 힐링(healing)과 죽음(dying)의 결합인 '힐다잉(heal-dying)"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 죽어야 깨닫는 것 들을 임종체험을 통해 미리 깨닫게 해 남은 삶을 잘 살게 도와주는 것이 바로 센터의 체험프로그램"이라며 삶의 의미와 행복을 되찾고 싶은 사람, 가족 갈등이 깊은 위기 가족, 죽음을 준비해야 할 어르신들께 센터 이용을 추천했다. 또한 "가족이 함께 참여하면 그 효과가 더욱 커진다"며 "마음의 상처가 더 깊어지기 전에 미루지 말고 용기 내 센터를 찾아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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