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마스크, 설 이후 단계적 해제 가능성…中 춘절·美 변이 ‘관건’

박나영 기자 2023. 1. 1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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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 단장 “이미 시기는 거의 다 됐다”

(시사저널=박나영 기자)

마지막까지 남은 코로나19 방역조치 중 하나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논의가 재점화된 가운데 지난달 5일 서울의 한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방역정책 전문가 자문기구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는 17일 회의를 열고 실내 마스크 해제 관련 논의를 본격 시작한다. 질병청이 내놓은 참고치의 상당 부분을 충족한 만큼 실내 마스크 의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위중증 환자 수가 좀처럼 줄지 않는 데다, 중국발 확산 변수도 안심하기 이른 상황이어서 해제 조치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부는 17일 실내 마스크 의무 조정지표 상황 평가와 중국 코로나19 동향 등 관리 현황 등을 논의한다. 위중증 환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면서 방역 당국이 지난달 제시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기준이 3가지 이상 충족됐다. 설 연휴를 전후해 실내 마스크를 해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내 마스크 해제 논의를 하루 앞둔 16일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이번 겨울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지나고 이제는 안정된 상황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실내 마스크) 해제가 멀지 않았다. 의무를 해제한다고 해서 급격하게 유행이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유행 추세가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1주일 간 확진자 수는 30만 명으로, 2주 전인 1월 1주 41만 명 대비 약 27% 감소했고, 주간 사망자는 400명에서 356명으로 약 11% 감소,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도 530명에서 440명으로 약 17% 감소했다. 정 단장은 "(해외 변이 유입 등이 아닌) 위험 요소 중 국내 요인은 거의 없다고 본다. 앞으로 200만~300만 명이 더 걸리면 이번 유행이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방역 당국이 지난달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시점을 결정할 때 참고치로 제시한 기준은 신규 확진자수 2주 연속 감소, 위중증 환자 전주 대비 감소 및 주간 치명률 0.1% 이하, 4주 이내 중환자 병상 가용 능력 50% 이상, 고령층·감염취약시설 동절기 추가 접종률 각각 50%, 60% 달성 등 4가지 지표다. 이 중 고령층 추가 접종률을 제외한 3.5가지가 충족된 상황이다. 

정부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시점이 임박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 단장은 "설 전에 어떤 정책을 발표하든, 설 이후에 분명한 시기를 못 박든 간에 이미 시기는 거의 다 됐다"며 "그것(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으로 인해서 사회가 갑자기 해이해진다든지 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실내 마스크 의무 조정 시점은 아직 유동적이다. 고위험군 추가접종률 지표가 아직 충족되지 못했고, 중국발 코로나19 변수도 크기 때문이다. 정 단장은 "고위험군 1420만 명 중 면역력을 가지고 계신 분은 850만 명(16일 기준)으로, 아직 40%는 면역력이 충분치 상황"이라며 "개량백신 접종률은 고령층 33.9%, 면역저하자 28.9%, 감염취약시설 이용자 및 종사자 60.5%로,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65세 이상의 예방접종률은 40%를 넘었지만, 60∼64세의 예방접종률이 65세 이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9% 수준이다. 정 위원장은 "예비 노인인 60~64세의 치명률이 지난해 12월 동안 0.03%∼0.07%를 나타내고 있어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이다. 60대 초반도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중국발 입국자의 코로나19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화 첫날인 1월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입국자들이 서류를 접수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국내 상황은 안정적이지만 해외발 변수가 실내 마스크 해제 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 중국도 유행 정점을 어느 정도 넘긴 상황이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정 단장은 "가디언(영국 일간)이 1월 1주차까지 중국 대도시 인구의 70∼90%가 감염됐다고 추정하고 있어, 대도시에서의 발생은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에서 입국하는 단기 체류자의 양성률도 1월 1주 최고 31%, 평균 20%에서 지난주 평균은 약 9%로 많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춘절 대이동도 관건이다. 정 단장은 "중국에서 입국하는 단기 체류자의 양성률도 1월 1주 최고 31%, 평균 20%였으나 지난주 평균은 약 9%대"라면서도 "춘절이 겹치면서 대도시에서 중소도시와 시골로 움직이는 이동의 숫자가 20억 명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두 배가 늘었다는 보도도 있다. 또 다른 2차 유행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을 제외한 해외 유입도 신경써야할 부분이다. 정 단장은 "일본은 최근 10만 명 당 확진자 수가 우리나라의 1.5배를 넘고 있고, 미국도 XBB.1.5 변이로 인해 언제든지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며 "다행히 일본, 미국 등도 유행이 감소 추세여서 향후 우리나라 방역 정책 결정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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