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 받는 ‘이나땡’? 與 ‘자살골’ 기대하는 野

조문희 기자 2023. 1. 1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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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發 ‘진윤감별사’ 논란에 與 지지율 ‘주춤’
이재명 사법리스크에도 野 지지층 결집 움직임
‘관망세’ 길어지는 민심…“김성태 변수 주목해야”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연초부터 정치권에 대형 사건들이 휘몰아치고 있다. 야권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출석을 계기로 사법 리스크 현실화를 우려하고 있다. 여권은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달아오른 당권 경쟁에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여야 모두 민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대형 사건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 셈이다.

여론조사 상으로 확인되는 민심은 '관망세'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주요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정부여당 지지율은 동반 하락세이고 야당 지지율도 휘청거리고 있다. 다만 오차범위를 넘어설 만큼의 큰 변동 폭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 결국 중도·무당층의 움직임에 따라 민심의 기울기가 뒤바뀔 전망이다.

13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의 모습(왼)과 1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AP통신과 인터뷰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 ⓒ 연합뉴스

이재명 소환조사에도 '반사이익' 기대 못 미친 與

16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 결과(미디어트리뷴 의뢰, 9~13일 조사, 2508명 대상),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율이 5주 만에 30%대로 떨어졌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곡선은 지난해 11월3주차 조사 이후 대체적으로 우상향하다 12월3주차 들어 40%대에 진입했으나, 이번 조사에서 39.3%로 하락했다. 정당 지지도에선 국민의힘이 0.1%포인트 올랐지만 민주당이 1.8%포인트 더 크게 올라, 양당 간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5.3%포인트로 벌어졌다.

사흘 전인 13일 발표된 한국갤럽(10~12일 조사, 1002명 대상)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7주 연속 상승하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해당 조사에서 하락세로 전환했으며 국민의힘 지지율도 2%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민주당은 1%포인트 상승했다. 

두 기관은 공통적으로 '윤심(尹心) 논란'을 정부여당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지목했다. 조사 기간 내 나경원 전 의원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둘러싼 대통령실과의 공개 불협화음이 포함돼서다.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고심중인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나 전 의원은 저출산 대책으로 대출 탕감을 거론했다가 대통령실로부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듣고 지난 13일 공식 해임됐다. 사실상 윤 대통령이 당권 출마를 저울질하던 나 전 의원을 손절한 신호로 해석됐다. 여기에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까지 나 전 의원 '때리기'에 가세하면서 '진윤(진짜 윤석열계) 감별사'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주목할 점은 같은 기간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역시 최정점에 달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 포토라인 앞에 섰다. 현직 제1야당 대표가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헌정 사상 최초의 선례를 만든 것이다. 지난 대선부터 이어져 온 사법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가시화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그런데도 앞선 두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오히려 상승했다. 리얼미터 측은 "민주당 전통 지지층이 결집해 지지율을 견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12시간 가량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살아있는 이재명 사법 리스크…무당층, 어디로 움직일까

다만 민주당도 우려를 털어낸 것은 아니다. 지난 12일 발표된 NBS 조사(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수행, 9~11일 조사, 1008명 대상)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1%포인트 하락한 27%였다. 국민의힘은 3%포인트 하락한 35%로, 양당 간 격차는 8%포인트로 벌어졌다. 같은 조사에서 양당 간 격차가 오차 밖으로 벌어진 것은 지난해 7월4주차 조사 이후 약 반년 만이다.

결국 현재 민심은 여권도 야권에도 마음을 줄 수 없다는 '관망세'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여권 사정에 밝은 국민의힘 지도부 출신 인사는 "한 발 떨어져서 보면 '누가누가 못하나 대결' 같다"면서 "때 아닌 집안싸움에 '이나땡(이재명 나오면 땡큐)'도 옛말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현실화는 여권의 호재로 통하는데도, 미리 달아오른 당권 경쟁 탓에 그 기회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자조다.

관건은 중도‧무당층의 움직임이 될 전망이다. 현재 무당층 비율은 한국갤럽 기준 28%다. 반년 전인 지난 7월 23~24% 수준이던 것에 비해 5%포인트 확대됐다. 

중도‧무당층의 움직임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관련 수사 진척 상황에 따라 갈릴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특히 오는 17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귀국하는 것에 이목이 쏠린다. 김 전 회장은 성남FC 건 이외에도 이 대표를 둘러싼 변호사비 대납과 대북 송금 의혹 등을 밝힐 주요 인물로 꼽힌다. 리얼미터 측은 "김 전 회장이 귀국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 향후 민주당 지지율의 변수"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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