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CEO가 원하는 HR부서가 해야할 일

정양범 매경비즈 기자(jung.oungbum@mkinternet.com) 2023. 1. 16. 14: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CEO는 고민한다.

중소기업 HR자문을 할 때이다. 매일 출근과 동시에 CEO와의 티타임이 있다. 자문하는 입장에서는 티타임이 즐겁지만은 않다. 대부분 중소기업의 경우, 채용, 평가, 보상, 육성의 HR제도의 수립과 운영에 대한 자문이다. 티타임에서는 HR관련 주제가 거의 없다. 사업, 조직과 사람, 문화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지금 HR자문인지 경영자문인지 구분이 어렵다.

CEO는 2가지 생각으로 가득 차있다. 하나는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의 지속 성장이다. 사업과 관련된 외부 환경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와 사업에 영향을 주는 사람들을 만난다. 다른 하나는 매출과 이익이다. 시장 점유율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걱정이 많다. 거래처의 주문이 끊기거나, 고객 불만 소리가 높으면 예민해진다. 주별 매출과 이익 현황을 보며 임원회의를 진행한다. 어느 날은 목소리가 높다. 재무 상황이 안 좋은 날이다.

어느 날, CEO에게 HR부서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질문했다. CEO는 생각할 여유를 달라고 하며 다음 날 이 이슈로 임원들과 함께 미팅을 하자고 한다. HR부서가 해야할 일에 대한 주제로 미팅이니 관심이 많아 흔쾌히 그렇게 하자고 했다. 임원들에게 사전 공지하여 임원들과 HR부서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토론하고, HR부서도 자체 안을 만들면 어떻겠느냐 물으니,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토론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HR부서가 해야 할 일에 대한 CEO의 생각은 다음과 같았다

① 코로나 19 이후, HR부서는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선행 관리를 준비하고 있는가?

② 생존 차원의 사업전략과 연계된 인사 전략과 실행 과제는 무엇인가?

③ 인사정책과 제도가 달성해야 할 구체적인 목표 수준과 과제가 무엇인가?

④ 인사의 하부 기능인 채용, 평가, 보상, 교육, 노사, 퇴직은 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⑤ 인사가 체계적 지속적으로 리더와 전문가를 선발 육성하며 인력유형별 관리를 하고 있는가?

⑥ 직원들의 의식과 태도, 역량과 동기부여는 어느 수준이며 어떻게 진단하고 피드백 하는가?

⑦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미래 먹거리를 현업과 협업하여 준비하고 있는가?

CEO의 기대 수준에 따른 HR부서가 해야 할 일

중소기업의 경우, CEO의 철학과 원칙, 결정과 실행이 업무와 성과에 90% 이상의 영향력이 있다고 말하면 과할까? 대기업에 비해 역사, 조직과 인원 규모, 매출과 이익이 차이가 존재한다. 전문 경영인보다는 오너가 CEO인 경우가 많다. 당연 오너 CEO의 말과 행동에 전 조직과 임직원이 주시하며 따르게 된다. HR부서도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 CEO를 보완하라고 하지만, 자체 팀 조직도 아닌 경영관리팀 내 1~2명이 HR직무를 수행하는 상황이라면 실무 처리에도 급급한 상황이다. CEO의 기대수준과 지시사항을 수행하기에 바쁘다.

CEO의 기대수준에 따라 HR부서의 규모와 인원, 해야 할 일은 많은 차이가 있다.

1단계 CEO의 기대 수준은 직원들이 회사와 직무에 불평불만이 없도록 만드는 일이다.

HR부서 또는 담당자는 직원의 니즈를 파악하여 불평불만이 없도록 가져가면 일을 잘했다고 생각하는 수준이다. 무엇을 하겠는가? HR은 구성원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이를 만족시킬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다. 현장의 불평불만이 없도록 하는데 노력하고, 발생하면 막느라 정신이 없다. 현황 파악이 가장 중요한 일이고 CEO에게 보고되는 결과는 사안에 대한 구성원 만족도이다. 이 수준에서는 1~2명이 HR을 담당하는데 힘들지만 더 이상 충원을 가져갈 수 없다.

2번째 CEO의 기대 수준은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을 강화하여 시장가치를 높여주는 일이다.

HR이 조직과 구성원의 현재 역량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파악하여 향상시키는 일을 한다. 이를 위해, 3개년 정도의 중기 마스터 전략과 플랜을 구축하고, 로드맵에 따라 매년 중점과제를 추진해 나간다. 조직 차원의 가치관 경영, 제안 활동, CoP활동, 조직 활성화 등을 추진한다. 개인차원은 자기개발 목표를 수립하게 하고 월별 실적과 계획을 점검한다. 우수인재 중심의 선발형 교육과 맞춤형 교육제도를 운영한다. 조직장의 조직과 개인 육성 지표를 만들어 현장 중심의 육성이 이루어지도록 이끈다. 이 수준에서는 1~2명으로는 곤란하다. HR팀이 있어 제도의 기획과 운영, 육성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3번째 CEO의 기대 수준은 HR이 지원하는 조직이 아닌 사업 조직과 마찬가지로 회사의 성과를 창출하는 리딩조직으로서 일을 추진하는 것이다. HR은 CEO를 보좌하는 지원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닌, 사업과 연계하여 제도의 수립, 조직과 인력 운영, 문화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사업, 제품과 서비스, 전략과 재무 현황과 연계하여 시장과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선제적 조치를 감행함으로 기존 사업의 수익을 창출하게 한다. CEO와의 잦은 소통으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보완 역할을 수행한다. 하는 일의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비효율적이고 가치가 떨어지는 일에 대하여 과감한 조정을 실시한다. 핵심 조직, 인력, 직무는 더 집중하여 성과를 창출하도록 하도록 한다. 이 수준에서 HR은 임원이 담당하는 조직으로 가져가게 된다.

4번째 CEO의 기대 수준은 HR이 회사의 사업과 사람, 문화를 변혁시켜 주는 것이다.

HR이 변화의 흐름을 읽고 사업의 방향을 예측하여 전략과 중점과제를 제시한다. 사업과 조직, 사람과 제도의 이슈를 찾아 진단과 컨설팅을 통해 변화를 이끌도록 한다. HR이 현장의 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전략과 기법,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부단히 현장의 수준을 파악하고 맞춤형 진단과 내부 컨설팅을 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내부 이슈 뿐 아니라 외부 이슈에 민감하게 대응하여 회사의 이미지 제고에 앞장서야 한다. 이 수준에서의 HR담당 임원은 한 명의 본부장 역할을 수행하며, 본부장 참석 회의에 참여하고 유력한 CEO 후보자로 우뚝 서 있어야 한다.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