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누구든 강자될 수 있다…중국, 독일 제치고 세계 2위 수출국
배터리 점유율·내수 시장 바탕 급성장
세계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대전환하면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이 작년 자동차 수출국 2위로 올라섰고, 전통의 자동차 강국인 독일은 5위권으로 밀렸다. 다만 중국 전기차 수출량 10대 중 4대가 테슬라 판매량이라, 자국 브랜드가 아니라는 한계점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점유율 1위를 달성했고, 광활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고 있다. 중저가 전기차를 주로 판매하는 한국의 현대차그룹과의 향후 경쟁도 예상된다.
16일 중국 자동차산업협회 자료를 보면, 중국은 작년 311만대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2021년 201만5000대 대비 54.3%가 늘어난 수치다. 판매량을 끌어올린 건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다.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충전식 하이브리드) 수출은 2021년 대비 작년 120% 급증해 68만대가 팔렸다. 2020년에 중국이 99만대를 수출했다는 점을 보면, 최근 2년간 해마다 100만대 이상 판매량이 급증했다.
중국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작년 세계 2위의 자동차 수출국이 된 것으로 추산된다. 국가별 수출 통계가 모두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자동차산업협회 등의 자료를 근거로 보면 중국은 1위가 확실시 되는 일본에 이어 2위다. 일본은 작년 1~11월 320만대를 수출해 11개월만의 판매량으로도 중국의 1년 판매량을 넘는다. 작년 12월 판매량을 합치면 350만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독일의 작년 판매량은 261만대 수준이다. 중국보다 50만대 적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작년에 231만대를 수출했다. 한국의 수출량은 2021년 대비 13.3% 증가했다. 한국은 2021년 204만대를 수출해 중국을 2만5000대 정도로 소폭 앞선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중국의 성장세에 밀렸다.
수출량에서 중국이 전통의 자동차 강국 독일을 뛰어넘은 건 상징성이 있다. 사실 중국의 전기차 수출량의 10대 중 4대는 테슬라다. 테슬라의 첫 해외 공장인 상하이공장은 작년 71만대를 생산했고, 이 중 27만대를 수출했다. 중국 전체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출량의 42%를 테슬라가 담당하고 있다.
향후 중국은 일본과 한국 자동차 시장에 경쟁자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일본과는 1위 싸움이 치열해질 수 있다. 일본은 하이브리드차 우선 정책을 펼치면서 전기차 시장에선 후발주자로 분류된다. 중국이 전기차 시장에 선제적으로 나서면서 일본도 전기차 전환에 적극 가세할 경우 주도권 싸움은 필연적이다.
현대차그룹은 한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기준인 5500만원 기준을 두고 중저가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수출이 늘어나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국가가 한국”이라면서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차 때에도 했던 차별화 고민을 전기차 시대에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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