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부채비율 90% 초과 주택 전세대출 보증한도 하향조정

연합뉴스

부채비율이 90%를 초과하는 주택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대출 보증한도가 기존보다 줄어든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전세사기'와 집값하락에 따른 '깡통전세' 여파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건전성 관리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HUG는 16일부터 신규 전세대출 보증신청 중 부채비율이 90%를 초과하는 신청 건에 대해 보증한도를 기존 80%에서 60%로 20%포인트 하향 조정하거나, 전세보증금반환보증금액의 60% 이내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신규가 아닌 기한연장 갱신 또는 증액 갱신의 경우에는 종전 규정을 기준으로 한다.

이번 조치는 최근 이른바 '빌라왕' 등으로 인한 전세사기 피해자가 속출하면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도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를 통해 공개된 '부채비율 구간별 전세금 보증 가입 및 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HUG의 전세금 보증 가입 실적 중 부채비율 90% 초과 주택 비중은 2020년 22.4%에서 2021년 26.3%로 높아졌다.

부채비율별 사고율을 살펴보면 부채비율 △70% 이하 0.4% △70~80% 0.7% △80~90% 1.4%에 불과한 반면, 깡통전세 위험 주택인 부채비율 90% 초과의 사고율은 9.4%로 다른 구간에 비해 최고 24배까지 높았다.

부채비율에 따른 보증료율 차이가 거의 없어 고위험 가입자에서 발생한 손실을 저위험 가입자가 부담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사고율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HUG가 임대인 대신 보증금을 지급한 대위변제액은 9241억원으로, 2021년 5040억원 대비 83.4% 급증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HUG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낮아져 보증보험 운용이 중단될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HUG 관계자는 "이번 개정은 임차인이 스스로 주의할 수 있도록 전세보증 한도를 낮춘 것"이라며 "이미 지난해 12월 개정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