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수출 공장' 입지마저 흔들리는 이유는?
기사내용 요약
물류비 인상, 선박난 등으로 수출난 불가피
수출 84% 차지하는 XM3 스페인 생산설까지 제기
르노코리아 등 정부·부산시에 개선책 요구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완성차 내수 판매량이 급감하며 수출 중심으로 영업하는 르노코리아 경영에 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전반적인 물류비 증가로 한국의 완성차 수출 경쟁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본질적 의문이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 본사가 한국 완성차 생산량 일부를 유럽 공장으로 옮길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들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르노코리아 협력업체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정부와 부산시에 르노코리아 완성차 수출 지원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협의회는 "(르노코리아는)자동차 수출 전용 선박을 확보하기 어려운 동시에 최근 수출 물류비 증가로 위기에 직면했다"며 "전용 수출 선사가 있는 국내 1~2위 자동차 업체들과 달리 르노코리아는 높은 운임을 주고도 수출 선박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고운임과 선박난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어 "자동차 전용 수출 선박 확보와 수출 물류비 개선, 항만 시설 이용비 개선 등을 위해 정부 부처와 부산시의 신속하고 실질적인 지원 방안 모색과 실행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실제 급격한 물류비 상승은 르노코리아는 물론 협력업체들은 큰 위협을 겪고 있다.
한국해운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선박 1척당 6500대까지 선적할 수 있는 카캐리어 선박 용선료는 2021년 말 기준 하루 3만5000달러(4314만원)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11만 달러(1억3559만원)으로 1년 새 214% 수직 상승한 상태다. 이 수준의 물류비 상승은 결국 한국 시장에서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르노코리아의 주요 수출 차량인 XM3 유럽 수출용 차량 제조가 한국이 아닌 유럽 공장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르노 본사에선 유럽 시장으로 운송이 더 편리한 스페인 공장을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XM3 수출 물량 제조가 한국이 아닌 해외로 옮겨지면 르노코리아 경영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르노코리아 실적은 내수가 아닌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총 16만9641대 차량을 판매했다. 이중 내수 판매는 5만2621대, 수출 판매는 11만7020대다. 수출 물량은 전체 판매량의 69%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하지만 르노코리아는 내수 시장에서 갈수록 판매에 어려움이 많아지는 모습이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내수 판매량이 전년(6만1096대)보다 13.9% 감소했다.
현대차그룹 등 국내 경쟁사와 비교할 때 턱없이 부족한 라인업이 르노코리아 내수 판매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해 르노코리아가 국내에서 판매한 승용차는 SM6와 QM6, XM3 단 3종 뿐이다.
이 3종 중에서 XM3는 일부 물량을 스페인 공장 생산으로 옮길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리며 르노코리아는 안팎이 뒤숭숭한 모습이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XM3 9만9166대를 유럽으로 수출했다. 이는 지난해 르노코리아 전체 판매량(16만9641대)의 58.4%에 해당한다.
수출만 놓고 보면 XM3 수출 물량은 지난해 르노코리아 전체 수출량(11만7020대)의 84.7%에 해당한다. 지난해 르노코리아가 수출한 차량 10대 중 8대 이상이 XM3인 셈이다. 이 XM3 생산이 스페인 등으로 옮겨가면 르노코리아 수출 비중은 한결 낮아질 수 있다.
르노코리아는 한국의 수출 감소 우려에 대해 타개책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작 르노코리아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는 진단이다.
홍영진 르노코리아 구매본부장은 "많은 협력업체들이 최근 자동차 전용 선박난과 높아진 수출 물류비로 인해 올해 수출 실적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며 "르노코리아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와 부산시가 르노코리아를 위해 현실적 개선 방안을 내놓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k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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