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사외이사 확대 등 지배구조 개선"…얼라인 "핵심 빠진 대책"

백지현 2023. 1. 1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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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 이사회 과반 사외이사로.. 후보추천위원회 신설
얼라인, 보완책 요구…주주대표소송 및 주주제안 추진

에스엠이 사외이사를 이사회 과반으로 채우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만드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에스엠 주주이자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만족스럽지 않은 눈치다.

에스엠의 창업자이자 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등 핵심 내용은 쏙 빠졌다는 지적이다.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며 추가 조치를 촉구했다. 

얼라인파트너스 이창환 대표(왼쪽)와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최대주주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그래픽=비즈니스워치

에스엠, 이사회 과반 사외이사로 채운다

에스엠은 지난 13일 지배구조개선안을 발표했다. 

우선 사외이사를 현행 1명에서 4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사회(정원 7명)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채워 독립성과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도 만들고, 위원의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한다. 다만 올해에는 임시로 사외이사 대신 외부인사로 꾸리기로 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도 분리한다. 현재는 이성수 공동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차기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사회내 내부거래위원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도 설립할 예정이다. 내부거래위원회는 특수관계인과의 내부거래를 사전 심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내부위원회는 사외이사 2인(위원장 포함),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한다. 

ESG위원회는 회사의 ESG 관련 이행사항을 총괄하고,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경영사항을 미리 검토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ESG 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전원(3인)을 사외이사로 채운다.

에스엠 vs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일지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만족 못한 얼라인 "1월 말까지 보완책 내놔라" 

에스엠이 내놓은 지배구조개선안과 관련, 그동안 행동주의 캠페인을 펼쳐온 얼라인파트너스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놨다.

앞서 얼라인파트너스는 이수만 총괄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라이크기획 일감몰아주기를 문제 삼아 양사간 계약 조기 종료를 이끌어 냈다. 지난달에는 에스엠에 64페이지 분량의 비공개 주주서한도 보냈다. 서한에는 △관계사와의 내부거래 개선 △기관투자자의 참여 속에 이사회의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설치 등 핵심 요구사항이 담겼다. 

일단 얼라인파트너스는 에스엠의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 "작년 10월 라이크기획 계약 조기종료 결정과 함께 에스엠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동시에 "핵심적인 사항들이 빠진 불완전한 발표"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주주서한을 통해 언급한 핵심 요구내용은 빠져있다는 것이다. 

우선 사외이사 추천때 기관투자자로부터 추천을 받을 것을 요구했지만, 에스엠은 3분의 2를 외부인사로 구성한 임시 사추위를 만드는 점을 지적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만일 임시 사추위 위원을 회사에서 추천한다면, 대주주 이수만 창업자와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진다"며 "우리나라의 많은 상장사에서 그러하듯 명목만 사외이사일 뿐 실질적으로 '대주주의 거수기'인 이사들을 추가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에스엠이 채희만(이수만 총괄의 고등학교 동창), 이강복(이수만 총괄과 한국문화산업포럼 공동대표), 지창훈(이수만 총괄의 고등학교 동창), 한지섭(이수만 총괄의 고등학교 동창), 이장우(이수만 총괄과 한국문화산업포럼 공동대표) 등 대주주 지인을 사외이사 또는 감사로 선임하거나 추천한 사례가 많다고 꼬집었다. 

또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 에스엠브랜드마케팅 등 관계사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는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대주주로부터 독립적인 사외이사들을 선임하지 못한다면 내부거래위원회도 '무용지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의 관계 재설정도 촉구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계약 종료에도 불구하고 에스엠이 구체적인 프로듀싱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자본시장 일부에서는 대주주 이수만 창업자가 내심 라이크기획의 부활을 노리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시장의 우려 해소와 진정한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의 전환을 위해 이수만 창업자와의 관계를 통상적인 주주 대 회사의 관계로 명확히 재설정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오는 30일까지 지적한 사항들에 대한 보완책을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에스엠 이사회의 의사결정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이사회 의사록 및 회계장부 열람등사를 통해 파악한 문제들 중 일부에 대해 주주대표소송 소 제기를 청구하기로 했으며, 조만간 위법행위 유지청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만일 에스엠이 1월 말까지 보완책을 발표하지 않는다면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추천을 두고 표 대결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대주주로부터 독립적인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포함한 정기주주총회 안건 주주제안과 공개 주주캠페인을 진행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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