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로 곳곳에 빙판길 생겨 ‘꽈당’…잘 넘어지는 것도 ‘요령’

이승구 2023. 1. 1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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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사고로 인한 골절 주의…노인, ‘근육량 감소’로 미끄러지기 쉬워
걸을 땐 주머니서 손 빼고 보폭 줄여 천천히…옷 두껍게 입는 게 좋아
넘어질 땐 무릎 구부리고 주저앉거나 몸 낮추고 무게 중심 앞에 둬야
외출 자제…꼭 해야 한다면 스트레칭으로 추위로 굳은 관절 풀어줘야
겨울에는 낙상사고로 인한 골절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파특보가 내려지면서 주말에 내린 비와 눈이 얼어붙어 곳곳이 빙판길로 변한 아침을 맞이했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아침 기온은 전날보다 5~20도가량 떨어졌다. 17일 아침 기온은 1~5도가량 더 낮아져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4도~영하 2도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같은 날씨에는 차도든 인도든 빙판길이 되기 쉬워 낙상사고를 당할 위험이 커진다. 특히 노인은 근육량이 줄고 근력이 떨어져 빙판길에서 균형을 잃고 쉽게 미끄러질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만약 빙판길에서 넘어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잘 넘어지는 요령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무릎을 구부리면서 그 자리에서 주저 않거나 몸을 낮추고 무게 중심을 앞에 둔 상태에서 넘어져야 골절이나 뇌진탕을 막을 수 있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겨울철 빙판길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낙상사고를 당할 위험이 크다. 특히 연령이 높아질수록 근육과 관절, 뼈 등이 약해져 낙상사고를 당하면 골절을 입기 쉽다. 

따라서 눈이 얼어붙은 골목길은 물론 지하철 입구의 계단, 건물 입구 등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피해서 걷는 것이 가장 좋다.

겨울에는 곳곳이 빙판길로 변해 낙상사고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겨울철에는 일조량이 감소하면서 인체 내 칼슘의 양을 유지하는 활성 비타민 생성이 줄어들고 혈액 순환에 장애가 생겨 넘어지면 골절이 더욱 잘 일어난다. 특히 노인들은 일단 넘어지면 척추 압박골절이나 고관절(대퇴골) 골절 등에 노출되기 쉽다. 

또한 골다공증 환자들은 가벼운 낙상이 골절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기침할 때나 잠자리에 누울 때 옆구리나 등허리에서 통증이 있다면 압박골절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느껴지면 고관절에 골절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골절은 보통 뼈가 부러지는 가벼운 질병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뼈뿐 아니라 주변의 근육‧인대‧피부 등에 상처를 입을 수 있고, 합병증으로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고관절 골절 환자의 절반 이상은 회복된 후에도 일상생활 중 불편을 겪을 수 있으며, 5명 중 1명가량은 골절과 관련된 합병증으로 1년 이내 숨진다. 골절로 누워서 지내다 보면 혈전(피떡)이 생겨 뇌졸중이나 폐렴, 욕창, 영양실조 등이 초래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자들 대부분은 낙상 후 통증이 심해지고 상처 부위가 크게 부어오른 뒤에야 병원을 찾아 골절 진단을 받고 장기간 치료를 받는다. 

만약 치료시기를 놓쳐 부상을 방치하면 골절 부위 주변 조직이 손상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넘어진 직후 손목 통증 등이 지속되면 골절을 의심하고 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 뼈의 강도를 높여주는 별도의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겨울에는 낙상사고로 인한 골절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친 경우 어지럼이나 구토가 없다면 심한 타박상의 후유증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도 어지러운 상태가 지속된다면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어볼 필요가 있다. 평소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노인들이 낙상으로 인한 골절을 예방하려면 빙판길에 미끄러져도 균형을 빨리 잡을 수 있도록 행동에 제약을 주는 두꺼운 옷은 되도록 피하고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무거운 짐을 들고 무리하게 걷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 몸을 굽혀 무게 중심을 낮추고, 보폭을 평소보다 20%가량 줄이고 무릎을 살짝 굽혀 천천히 걷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넘어질 때도 요령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넘어질 때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바닥을 짚는데, 이 경우 체중이 손목과 아래팔에 전달돼 뼈가 부러지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 넘어질 때는 무릎을 구부리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는 것이 좋고, 몸을 낮추고 무게 중심을 앞에 둬야 골절이나 뇌진탕을 막을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는 “낙상을 예방하려면 외출 전 10~15분 동안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 추위로 굳어 있는 관절의 가동성을 높이고, 홈이 파여 있어 지면과의 마찰력이 크거나 우레탄 등으로 만들어져 잘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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