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대표, 나·김·안 '3강 구도'… 후보단일화·반윤 낙인 변수

서진욱 기자 2023. 1. 1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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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 김기현 의원, 안철수 의원(왼쪽부터). 김 의원과 안 의원은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나 전 의원은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다. /사진=뉴스1.


나경원 전 의원의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출마가 임박하면서 당권 경쟁구도가 나 전 의원과 김기현 의원, 안철수 의원 간 '3강 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군소 후보로 분류되는 황교안 전 대표과 조경태 의원, 윤상현 의원의 행보도 경쟁구도를 바꿀 수 있는 변수다. 나 전 의원을 '반윤 후보'로 낙인찍은 친윤(친윤석열 대통령)계 전략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나경원 측 "출마 의지 명확, 尹 귀국 후 의사 밝힐 것"
나 전 의원 측 박종희 전 의원은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며칠 사이 (나 전 의원) 행보라든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면 출마 의지는 명확해 보이지 않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서 외국에 나가 계시고 하니까 그 기간에 어떤 의사를 밝히는 것은 좀 예의가 아니다. 국내 정치 걱정하시게 만드는"이라며 "그래서 귀국 후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상 나 전 대표 같은 경우에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사의를 표할 때부터 출마 의지가 좀 굉장히 컸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 측은 지난주 주말 기자들과 소통을 위한 단체채팅방을 개설하고 출마 선언 준비에 돌입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저녁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찬 회동할 예정이다. 그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무원스님께서는 '무소의 뿔처럼…'을 말씀하신다. 지난 금요일부터 생각해 보고 또 생각해 본다"며 출마 결심이 임박했다고 시사했다.

/출처=나경원 인스타그램.


나 전 의원이 거론한 '무소의 뿔처럼…'은 불교 초기 경전인 수타니파타에 수록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문장이다. 온갖 역경과 방해가 있어도 자신 뜻에 맞는 삶을 살라는 의미다. 나 전 의원이 이 문장의 의미를 되새기며 친윤계의 공개적인 비난에도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지난 13일 충북 단양 구인사를 찾아 천태종 총무원장인 무원 스님과 환담했다. 부위원장 사직서를 내고 출마 여부를 고심하겠다고 밝힌 당일이다.

'3강' 나경원·김기현·안철수, 후보단일화 변수… '반윤 낙인' 결과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전 대표, 조경태 의원, 윤상현 의원(왼쪽부터). /사진=뉴스1.

나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 김기현 의원, 안철수 의원과 3강을 형성할 것으로 분석된다. 나 전 의원은 꾸준히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당심 1위'를 기록했고, 김 의원은 친윤계 지원에 힘입어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안 의원의 경우 지난 3번의 대선에 모두 출마하면서 폭넓은 인지도를 확보했다.

후보 단일화로 경쟁구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이번 당대표 선거부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가 다시 겨루는 결선 제도가 시행된다. 2위 전략을 통한 결선 승부수가 가능해지면서 후보들의 연대 시도가 활발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결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당선이 결정될 수 있는 점 역시 후보 단일화가 중대 변수로 꼽히는 이유다.

황교안 전 대표와 조경태 의원, 윤상현 의원 등 군소 후보들을 향한 3강 후보들의 적극적인 구애가 예상된다. 황 전 대표의 경우 극우층 지지를 바탕으로 상당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윤 의원의 '수도권 당대표론'에 지지를 표명한 안 의원은 나 전 의원 출마도 독려하는 등 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중심축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기현 의원(오른쪽)이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배현진, 장제원 의원과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뉴스1.


친윤계의 공개적인 나 전 의원 규탄 행보에 따른 당심의 향방도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변수다.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 배현진 의원, 박수영 의원은 지난 주말 나 전 의원의 사직과 당대표 선거 출마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나 전 의원에게 윤 대통령의 신의를 저버렸다는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의원의 친윤 선명성을 부각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행보이기도 하다.

나 전 의원을 향한 지나친 공세로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분란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피하기도 어렵다. 이미 당내 일각에선 '지나친 친윤 줄세우기'라는 비판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전당대회가 시작도 하기 전에 상대방을 향한 말이 같은 당 동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날이 서 있는 느낌"이라며 "당대표가 되려는 분들은 총선 필승을 위한 비전과 방법론 가지고 당원의 선택 후 민주당의 방탄 대응에 맞서 단일대오를 구축해야 한다. 모두가 자중자애 하면서 반목과 갈등이 아닌 단결과 화합의 국민의힘 보여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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