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차례상 과일 정해진 것 없어…세배는 '배꼽인사'서 시작"

명절 인사법 및 차례 간소화 방안 소개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함께하는 설 차례 간소화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올바른 세배법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성균관은 설을 앞두고 올바른 세배법을 안내하고, 차례는 간소하게 지내라고 권고했다.

16일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이하 성균관),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명절 인사법 및 차례 간소화 방안을 소개했다.

성균관에 따르면 세배를 할 때는 '배꼽 인사'와 비슷하게 두 손을 모아 '공수'(拱手) 자세를 일단 취한 뒤 몸을 숙여서 절하는 것이 예법에 맞는다. 또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 종류는 정해진 것이 없으며 전과 같은 기름에 지진 음식은 필수가 아니라고 제언했다.

공수 자세. 사진=성균관유도회총본부 제공

세배 때 하는 절은 '전배'(展拜)인데 공수 자세를 취한 후 몸을 굽혀 절을 하면 된다. 공수는 복부와 주먹 하나 정도의 간격을 두고 두 손을 배꼽 높이에서 가지런히 모으며, 남자는 왼손이 위로 가도록,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도록 포갠다. 유치원 등에서 어린이에게 배꼽 인사를 가르칠 때 하는 준비 자세와 비슷하다.

그 상태에서 몸을 굽혀 손을 바닥에 대고 왼쪽 무릎, 오른쪽 무릎 순으로 바닥에 닿게 한 후 손등에 닿을 듯 말 듯 하게 머리를 숙인다. 일어설 때는 오른쪽 무릎을 먼저 바닥에서 떼고, 두 손을 오른쪽 무릎 위에 올린 후 왼쪽 다리를 펴 일어선다. 일어선 후에는 공수한 상태에서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읍'(揖)을 하면 된다.

공수는 평상시에 서서 하는 인사인 '입배'(立拜)에서도 활용되며 공수 상태에서 허리를 대략 30-45도 정도 굽히면 충분하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가 마련한 설 차례상 예시. 사진=성균관유도회총본부 제공

성균관은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전을 부치느라 고생하는 일은 인제 그만두셔도 된다"며 차례상 간소화를 재차 강조했다. 앞서 지난 추석에도 성균관은 차례상 간소화를 강조한 바 있다.

성균관은 떡국, 나물, 구이, 김치, 술(잔), 과일 4종 등 9가지 음식을 올린 차례상을 보기로 제시했다. 추석 차례상에 송편이 올라갔다면 설 차례상에는 떡국이 올라간다. 또 과일의 종류는 정해진 것이 따로 없으며 4-6가지를 편하게 놓으면 된다.

성균관 관계자는 "홍동백서(紅東白西·제사상에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놓는 일)'나 '조율이시(棗栗梨枾·대추·밤·배·감)는 예법을 다룬 문헌에 없는 표현"이라며 "작년에 간소화를 제안할 때 보여준 차례상에 밤, 사과, 배, 감이 있었는데 이는 예시일 뿐 특정 과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