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조원 '스텔라라' 잡아라…K바이오시밀러 개발순항
동아에스티·셀트리온 임상3상 동등성 입증 성공
임상3상 국내외 기업만 8곳…"국내사 경쟁력 충분"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꼽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9월 임상3상 결과를 발표한 셀트리온에 이어 최근 동아에스티가 긍정적인 임상3상 주요결과(톱라인)를 공개했다.
동아에스티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의 다국가 임상3상에서 오리지널 의약품과 치료적 동등성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임상 3상 결과 DMB-3115은 유럽의약품청(EMA)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위한 1차 평가지표*를 충족, 치료적 동등성을 통계적으로 입증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DMB-3115의 1차 평가지표: 건선 면적 및 중증도 지수의 베이스라인 대비 백분율 변화에 대한 8주(EMA)와 12주(FDA) 시점의 평가 결과.
앞서 회사는 지난 2021년 7월 다국적 제약사 인타스에 DMB-3115의 전 세계(한국·일본 등 일부 아시아 국가 제외) 허가 및 판권에 대한 독점 권리를 이전, 해외 상업화를 위한 준비를 마친 바 있다. 인타스는 85개국 이상의 판매망을 보유 중이다.
동아에스티 측은 "EMA와 FDA의 각 기준에 따른 결과가 도출됨에 따라 추후 유럽과 미국 규제당국에 품목허가 신청 시 빠르고 긍정적인 검토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DMB-3115의 다국가 임상3상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미국과 유럽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미국 얀센이 개발한 스텔라라는 판상 건선,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질환 치료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전 세계 매출 168억달러(약 21조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미국과 유럽 시장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스텔라라의 물질특허는 미국에서 오는 9월, 유럽에서 2024년 7월 만료된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끝나야만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의 강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보통 30%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할 수 있어서다. 스텔라라의 경우 1년에 4번 투여해야 하는데 연간 치료 비용이 599만원에 달한다. 지난 2017년 중증 건선 환자에 대한 건강보험 산정특례가 적용되면서 환자 본인부담금이 연 100만원대로 낮아졌지만, 산정특례 적용 기준이 까다로워 여전히 환자의 비용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은 치열한 상황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약효가 비슷한 복제약인 만큼 퍼스트무버로 제품을 출시해야만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하고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출시 속도'에 따라 성패가 크게 갈리는 셈이다.
현재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은 동아에스티,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 3곳이다. 해외에선 미국 암젠(ABP-654), 아이슬란드 알보텍(AVT04), 독일 포미콘(FYB-202), 중국 바이오테라솔루션(BAT2206), 인도 바이오콘(Bmab1200) 등이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3'의 임상3상을 종료하고 분석 결과를 내놨다. 임상3상 결과 CT-P43은 스텔라라와 치료적 동등성을 입증했다. 약물 투여 후 유의미한 중대한 이상반응도 관찰되지 않았다. 특히 지난 9일엔 미국 바이오텍 라니 테라퓨틱스와 연구개발 계약 체결하고 경구용(먹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RT-111'을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SB17'의 임상3상 종료를 앞뒀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21년 7월 SB17의 다국가 임상3상에 진입한 바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 모두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어 미국 스텔라라 특허 만료 시기에 맞춰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아에스티는 상업화 준비를 마쳤고 삼성바이오에피스나 셀트리온은 이미 유럽과 미국에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 경험이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차지현 (chaji@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