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라이벌전→V-클래식매치…후끈했던 주말, 남자배구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증명했다
후끈했던 지난 주말이었다.
남자배구는 여자배구의 인기에 밀린지 오래다. 시청률은 물론이고, 관중수에서도 여자배구에 밀린지 꽤 시간이 흘렀다.
그도 그럴 것이 여자배구가 2012 런던,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쓰는 동안 남자배구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올림픽 출전은 2000 시드니가 마지막이며,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2006 도하가 마지막이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세계선수권 출전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는 게 남자배구 현실이다.
그러나 지난 14일과 15일, 남자배구를 지켜본 팬들이라면 남자배구가 죽지 않았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 경기력은 물론이고 새로운 선수들의 깜짝 활약, 뜨거운 응원 열기까지 느낄 수 있는 주말이었기 때문이다.
14일 남자부 경기는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최근 V-리그 신흥 라이벌로 떠오르는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의 경기. 이날 경기는 오후 2시에 시작했는데 경기 끝난 시각은 오후 4시 42분이었다. 경기 시간만 148분에 달할 정도로 혈투였다.
리버맨 아가메즈(등록명 아가메즈)와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의 화력 대결, 김지한과 정한용의 신예 주포 대결,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경기장에 못 온 신영철 감독 대신 경기를 지휘한 김재헌 수석코치의 빛나는 지략까지. 우리카드 김지한-김완종, 대한항공 정한용-이준 등은 기회를 얻었고 자신의 실력을 입증했다. 볼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링컨은 개인 한 경기 최다 44점을 올렸고, 코로나19 확진된 이상현을 대신해 선발 출전한 김완종도 개인 한 경기 최다 13점을 올리며 100점 만점 활약을 펼치는 등 기록도 쏟아졌다.
승부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5세트도 20점이 넘는 듀스 승부가 펼쳐진 가운데, 승자는 우리카드였으나 이날만큼은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이날 장충체육관에는 3,217명이 찾았는데 이는 올 시즌 남자부 최다 관중이었다.
남자배구의 열기는 다음날에도 이어졌다. V-리그가 자랑하는 최고의 라이벌 매치,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V-클래식매치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09번 맞붙어 삼성화재가 58승 51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올 시즌 순위표(현대캐피탈 2위, 삼성화재 7위)에서는 차이가 나더라도, 늘 만나면 피 터지는 혈투를 펼친 두 팀이었다. 이날도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배구 코트 위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건 모두 보여줬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유도하며 경기를 자신들의 것으로 이끌었고 결국 삼성화재전 5연승과 함께 홈 팬들에게 승리를 안겼다.
이날 천안유관순체육관에는 2,388명의 관중이 찾았다. 만원관중도 아니고, 올 시즌 현대캐피탈 홈 최다 관중도 아니다. 그러나 경기장을 가득 채울 정도의 뜨거운 응원과 성원이 양 팀 선수들의 경기력을 돋보이게 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V-클래식매치를 하면 설레는 긴장감이 다른 경기들보다 더 있는 것 같다. 클래식매치에서 박진감 있는 더 재밌는 경기를 하고 싶다. 클래식매치라는 라이벌 이름이 V-리그에 처음 생겼다. 양 팀 모두 거기에 걸맞은 경기력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여전히 남자배구는 가야 할 길이 멀다. 모두가 알고 있고, 선수들과 감독도 알고 있다. 그래서 노력을 한다. 돋보이는 경기력을 보여야 팬들이 보고, 팬들에게 더 다가가는 마케팅을 해야 팬들이 좋아하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카드는 홈경기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고, KB손해보험도 원정 경기에 팬들을 초청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 외 구단들도 어떻게 하면 팬들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최근 V-리그는 비디오 판독 등 여러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그러나 지난 주말 만큼은 배구의 열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또 남자배구가 죽지 않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천안=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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