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동료 집단폭행 살해 일당, 징역 12년 중형

천안지원 전경 [연합뉴스]

오피스텔에서 함께 생활하던 18살 동료를 4시간 동안 집단폭행한 뒤, 7시간 동안 그대로 방치해 결국 숨지게 한 일당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재판장 서전교)는 16일 상해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23)씨 등의 선고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피해자를 폭행해 뇌 손상을 일으킨 B(20)씨에 대해선 징역 7년, A씨의 지시를 받고 폭행한 C(20)씨에게 징역 5년에 벌금 3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함께 폭행에 가담한 10대 3명에 대해선 각각 장기 2년∼1년 6월, 단기 1년이 선고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7월 5일 오전 10시쯤 충남 천안 성정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피해자를 골프채 등으로 4시간여 동안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머리 등을 크게 다친 피해자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10일 만에 숨졌다. 이들은 피해자가 "화장실에서 넘어졌다"며 119에 거짓 신고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여러 명이 골프채를 들고 해당 오피스텔로 들어가는 CCTV 화면 등이 확보되면서 이들 일당의 범행이 드러났다.

이들은 천안 유흥가 등에서 만나 알게 된 사이로 오피스텔을 아지트 삼아 이용했으며, 피해자가 A씨의 여자친구를 추행했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

폭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은 범행 당시 20대 1명을 제외하고 2명은 19세, 1명은 16세, 1명은 15세에 불과했다. 구속을 면한 1명은 14세로 알려졌고, 10대 3명 중 2명은 학교를 중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등 5명은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1명만 불구속 상태서 재판을 받아 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수 시간 동안의 폭행으로 피해자의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범행의 방법, 폭행 시간 등은 20대 초반이나 10대 청소년들이 했다고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잔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참담한 심정을 가늠하기 어려운 피해자 가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양수기자 ys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