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또 이재명 ‘사법리스크’ 거론…“사익 문제 있을 땐 ‘투 트랙’ 전략으로”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 단일대오로 싸울 땐 단일대오로…분리해야 할 땐 분리해야”
“검찰이나 尹정부선 李에 대해 질질 엿가락 늘이듯 수사 끌고 갈 것”
“민주당을 카오스 상태로 만드는 게 가장 큰 총선 전략…지금 그렇게 흘러가고 있어”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민주당 제공, 박영선 SNS>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영선 SNS,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에 쓴소리를 이어온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 단일대오로 싸울 때는 단일대오로 싸워야 하고, 이것을 분리해야 할 때는 분리해야 한다"면서 "공익의 문제를 해친다고 생각할 때는 단일대오로 싸워야 하지만 사익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할 때는 반드시 투 트랙으로 분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은 16일 오전 방송된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검찰이나 윤석열 정부에서는 이 대표에 대해 질질 엿가락 늘이듯 수사를 끌고 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장관은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으로서 포지션을 선택하고, 그 다음에 개혁에 방점을 찍으며 개혁 이슈를 선점하는 투 트랙 전략의 확실한 그림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 트랙 전략을 선점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나 검찰 입장에서는 이것(이 대표 관련 수사)을 속전속결 할 게 없다. 계속해서 민주당을 카오스(혼돈) 상태로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총선 전략"이라며 "지금 상황 자체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짚었다. 이어 "올 상반기를 넘기게 되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빠듯하게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TF(태스크포스)를 꾸려 분명하게 선을 긋고 민주당이 새롭게 출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지난주 열린 이 대표의 신년 기자간담회와 관련해서는 "사법 리스크 문제와 관련해 국민에게 어느 정도 유감 표명 정도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제안한 3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선 "30조원을 어디에 쓸 것인지, 국민적인 설득이 되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민이 동의하지 못할 경우에는 감동이 없지 않을까 약간의 우려도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박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과 관련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마치 이것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맞대응처럼 국민들에게 느껴진다면 정치 공방처럼 돼버린다. 그래서 사실은 오히려 더 중요한 포인트를 많이 잃어버렸다고 본다"며 "김건희 여사 관련 부분도 마치 정치 맞대응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사안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최근에도 박 전 장관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때문에 민주당이 꼼짝 못하는 상황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이 대표 지지자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맞기도 했다. 당시 박 전 장관은 과거 이 대표가 출마하면 분당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 자신의 경고대로 되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도 했다.

앞서 지난 5월엔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를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전략 공천한 민주당의 결정에 대해 "문득 만화에서 보았던 '고양이 탈을 쓴 호랑이' 그림을 떠올리게 했다"며 "시간이 지나면 화살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