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올라도 '예금금리' 내리막길…시중은행 3%대 '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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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지만,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한때 경쟁 속에 연 5%를 넘기도 했던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상품 금리는 연 3%대까지 떨어졌습니다.
5% 웃돌던 은행 예금금리, 3%대까지 '뚝'
우리은행은 오늘(16일)부터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의 1년 만기 약정이율(기본금리)을 3.6%에서 3.4%로 0.2%p 낮춘다고 밝혔습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리 산정에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최근 하락한 시장 흐름이 일부 반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은행의 대표 예금상품인 'KB스타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도 지난 12일 3.98%에서 이날 3.86%으로 0.12%p 내려갔습니다.
이 상품은 최고 금리가 지난해 11월 5%를 넘기도 했었습니다.
역시 한때 5%를 웃돌던 NH농협은행의 'NH왈츠회전예금 II'의 금리도 3.78%까지 하락했습니다.
이뿐 아니라 전북은행도 다이렉트 가입 적금과 예금 금리를 연 0.1~0.5%p 낮추는 등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신금리 인하 움직임은 은행권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은행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앞다퉈 인상분 만큼 수신금리를 올려왔는데, 지난해 11월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은행들은 "수신금리 조정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의 메시지가 아직까지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모양새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대출금리와 관련해 "은행은 가산금리 등 부분에서 조정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며 "특히 은행은 지난해 순이자이익 등 어느정도 여력이 생겼고,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가계·기업의 부담이 크다는 점을 살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에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한 가운데, 수신금리를 올려버리면 대출금리가 올라가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보니 시장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신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예대금리차가 벌어지고, 또 올리면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에 반영돼 대출금리가 오르다 보니 진퇴양난인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금조달에 여유가 있는 상황에선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장상황에 따라 금리가 정해질 텐데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괴리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복현 원장은 "시장 쏠림, 그러니까 소위 시장 실패라든가 심리적 불안감, 유동성 확보를 위한 과도한 쏠림 등이 있을 때는 충분히 당국의 개입이 필요하고 가능하다"며, 일각의 과도한 시장개입 우려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러한 시중은행의 수신 금리 흐름은 6%를 향하던 저축은행의 금리 상승세에도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 12일 주요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0.1%p 낮췄습니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5.1%에서 5%로 낮아졌습니다.
SBI저축은행도 '사이다보통예금'의 금리를 3%에서 2%로 1%p 낮추는 등 저축은행 업계 역시 수신금리가 내림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5.37%였던 79개 저축은행 업계의 평균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이날 기준 5.15%로 0.22%p 하락했습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신금리 인상은 리스크 부담 요인"이라며 "지난해에는 은행권에서 수신금리 인상 경쟁을 벌이다 보니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저축은행도 금리 인상 경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은행의 상승세가 멈췄고, '과도한 금리인상 경쟁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의 메시지도 있어 굳이 수신금리를 높일 유인이 없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중은행들은 이날 발표될 코픽스에 따른 대출금리 추이를 본 뒤, 수신금리를 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한은이 연내 한 차례 더 0.25%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추후 대출금리 방향성에 따라 은행권의 수신금리도 움직일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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