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도 명단도 비공개… TBS 차기대표 후보 추천도 '암흑심사'
16일 임추위 면접 당일 추천 명단 서울시에 제출
여당 우세 임추위 2배수 이상 추천 후 서울시장이 최종 임명
추천명단 비공개 가능성 높아 '밀실 심사' '친오세훈 대표' 비판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TBS 임원추천위원회가 진행하는 차기대표 추천 절차가 16일 마무리된다. 임추위 2차 면접과 서울시 최종후보 추천명단 제출이 모두 16일 하루에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차기대표 최종임명권이 서울시장에 있고 후보 추천자 수와 이름이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밀실 심사' 비판이 계속 나올 전망이다.
TBS에 따르면, TBS 임추위는 13일 TBS 후보 공개정책설명회에 이어 16일 임추위 2차 면접을 진행한다. 임추위는 공개정책설명회에 참여한 시민평가 30%와 임추위 면접 70%를 합산해 2배수 이상의 후보를 16일 서울시에 추천한다. 이후 서울시 일정에 따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천자 중 1명을 TBS 차기대표로 임명하게 된다. 안팎에선 이달 말을 유력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장에 추천되는 후보자들의 수와 이름, 점수는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TBS 임추위는 지금껏 후보자 신상을 공개하지 않고 있고 TBS 관계자는 16일 미디어오늘에 추천 일정 외 줄 수 있는 답변이 없다고 전했다. 임추위가 '2배수 이상'이라는 규정에 따라 6명의 후보 중 3명 이상을 서울시장에 추천해도 현 상태로는 TBS 구성원들이나 대중이 이를 알 방도가 없다.
조정훈 언론노조 TBS지부장은 16일 통화에서 “(추천명단) 비공개 가능성이 높다. 지금 오픈할 것이었으면 진작에 공개했을 것”이라며 “규정상 2배수 이상이라고 돼 있으니 만약 임추위가 3, 4명 추천하게 되면 점수와 무관하게 미리 내정된 사람이 뽑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보통은 합산점수 1등이 뽑히지만 2, 3등이 뽑혀도 규정상으로 문제가 없으니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전에 진행하던 공개정책설명회 생중계를 없애고 기자 출입을 불허하면서 이번 TBS 임추위의 차기대표 선임절차는 '밀실'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후보자들의 이름은 시민평가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도 '비공개'로 처리됐다. TBS 임추위는 정책발표집 등 서류를 제출할 때 후보 이름을 지우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고 후보자들은 시민들 앞에서 자신을 '가 후보', '나 후보' 등으로 소개하며 정책을 발표했다. 13일 공개정책설명회에서 후보 6명의 인상착의가 확인돼 사실상 후보 윤곽이 나온 상태이지만 이들은 기자들의 본인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임추위는 후보자들의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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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TBS지부장은 “후보자들의 정책을 봐야 하는데 후보자가 누구인가에 모든 포커스가 맞춰진 상태”라며 “구성원들도 당연히 어떤 정책의 대표가 올 것인지를 알아야 하는 상황에서 대표에 나가는 자들이 '블라인드' 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표 정도의 위치가 되는 자들은 경력 등 살아온 과거를 봐야 판단할 수 있는 것인데 개인정보가 우선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MBC, KBS 연합뉴스 등 공적 성격이 있는 방송사들은 대표후보자들의 신상과 선임 절차를 홈페이지,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한다.
시민평가 비중마저 기존 40%에서 30%로 줄어 '밀실' 비판 강도는 더해지고 있다. TBS양대노조 비상대책위원회와 민주시민언론연합 등 언론단체는 면접 일정이 시민평가 이후인 16일로 잡힌 것에 대해서도 임추위가 시민평가를 뒤집을 수 있다고 우려하며 임추위 평가와 시민평가를 동시에 진행할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TBS 임추위는 11일 입장문에서 시민평가 결과는 현장에서 밀봉된 상태로 임추위 평가 이후에 위원들에 공개된다며 투명성이 보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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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현 국민대 미디어·광고학부 교수는 16일 통화에서 “MBC와 KBS의 경우만 봐도 사장 선임에 시청자들이 참여하고 평가점수가 공개된다. 그런 것과 비교하면 이번 TBS 선임절차는 훨씬 더 퇴행적”이라며 “공영방송이라면 시민의 참여를 점점 넓혀가야 하는데 오히려 시민의 참여를 축소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13일 공개정책설명회에 참여한 한 시민은 미디어오늘에 “발표도 그렇고 자료집도 그렇고 정치색이 묻어나오는 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정책을 발표하며 “일벌백계를 하겠다”, “불공정 편파방송이 위기를 심화시켰다”, “인사권을 발휘하겠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추위는 국민의힘이 과반을 차지한 서울시의회 3명을 포함해 서울시장 2명, TBS 이사회 2명 등 5대 2 여당 우세로 구성돼 있다. TBS 차기대표 '밀실' 선임을 놓고 '친국민의힘', '친오세훈' 내정자를 뽑기 위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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