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포커스] 외인 교체 후 3연승…살아난 도로공사, 중위권 경쟁 점화

권혁준 기자 2023. 1. 1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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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 페퍼저축에 패하는 등 3연패 부진서 반등…3위로
박정아 부상 복귀 호재, 현대건설·흥국생명 양강에 도전
도로공사의 대체 외인 캣벨. (KOVO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3연패로 흔들리던 팀이 3연승으로 반등했다. 팀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 카타리나 요비치에서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로 외인을 교체한 한국도로공사가 중위권 싸움에 제대로 불을 붙였다.

도로공사는 지난주 단 한 경기만을 치렀다. 12일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였는데 3-0(25-21 25-20 26-24)의 완승이었다.

올 시즌 1승(20패)만을 거두고 있는 최약체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한 승리였지만 도로공사의 입장에서는 의미 있는 경기였다. 페퍼저축은행에게 유일한 패배를 당했던 팀이 바로 도로공사였기 때문이다.

도로공사는 2022년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달 31일 3라운드 맞대결에서 페퍼저축은행에 1-3으로 패했다. 이 경기 전까지 개막 17연패의 수렁에 빠져있던 페퍼저축은행의 시즌 첫 승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승리였다.

페퍼 입장에선 감격의 승리였지만 반대로 도로공사에겐 충격의 패배였다. 앞서 외국인선수가 없는 현대건설을 상대로 패하고 GS칼텍스에게도 덜미를 잡힌 데 이어 이날 패배로 3연패에 빠졌다.

그리고 3일 KGC인삼공사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도로공사는 외인 교체를 단행했다. 카타리나 대신 한국리그 경험이 있는 캣벨을 영입하기로 한 것.

올 시즌 외인을 교체한 팀은 여자부에선 도로공사가 처음이다. IBK기업은행도 애초 구상과 달라졌는데, 개막 전에 외국인선수를 바꾼 케이스다.

카타리나는 1999년생의 어린 선수로 패기를 기대했지만, 정작 시즌에 들어가선 기복이 컸다.

어이없는 범실이 자주 나오는 등 세터들과의 호흡도 썩 좋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백어택 옵션이 사실상 막혀있어 후위로 물러났을 땐 활용도도 낮았다.

반면 캣벨은 이미 2015-16시즌 V리그(GS칼텍스)에서 프로 데뷔를 한 선수이며 다양한 국가에서 경험을 쌓은 선수다. 지난 시즌에도 흥국생명 소속으로 뛰는 등 국내 적응에 큰 문제가 없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일단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도로공사는 캣벨 투입 후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3연승을 달렸다.

캣벨은 입국한 지 3일만인 6일 KGC인삼공사전에서 풀타임을 뛰며 승리를 이끌었다. 20점으로 배유나와 함께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고 블로킹 3개, 백어택 2개 등 득점 루트도 다양했다.

공격성공률이 25%에 불과했다는 것이 오점이지만 첫 경기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었다.

이어진 12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도 팀 내 최다인 22점을 올렸다. 이날 역시 블로킹 2개, 백어택 3개를 기록했으며 공격성공률은 43.48%로 크게 높아졌다.

팀 전체로 봐도 박정아(45.8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공률을 보였으니 확실히 좋아진 모습이었다.

박정아(가운데)를 비롯한 도로공사 선수들. (KOVO 제공)

도로공사도 앞선 3라운드에서 당했던 충격의 패배를 '셧아웃 승리'로 깔끔하게 설욕했다.

캣벨의 영입과 함께 연승 가도를 이어간 도로공사는 11승9패로 승률도 5할을 넘겼다. 승점 32로 현대건설(20승2패·승점 56), 흥국생명(17승5패·승점 51)에 이은 3위.

아직 '양강'을 추격하기 보다는 4위 GS칼텍스(10승11패·승점 31), 5위 KGC인삼공사(8승13패·승점 26)의 추격을 따돌리는 일이 더 중요한 입장이지만, 당장 지난달과 비교하면 팀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

더구나 도로공사는 최근 부상으로 빠져있던 박정아가 지난주 페퍼저축은행전부터 선발 복귀한 것도 호재다.

국가대표 주장인 박정아는 리그에서도 톱을 다투는 국내 공격수다. 캣벨과 함께 정상 컨디션으로 출격한다면 높은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

도로공사는 이번주 IBK기업은행을 시작으로 설 연휴 기간 흥국생명, 현대건설의 '양강'을 차례로 만난다. 외인 교체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도로공사의 시험대가 될 만한 무대다.

이들과의 경기에서 대등한 싸움을 해준다면 남은 정규시즌, 나아가 포스트시즌까지 여자부 구도는 좀 더 흥미로워질 수 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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