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폭행 지시해 10대 숨지게 한 일당 중형…주범엔 징역 12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신의 여자친구와 시비가 생겼다는 이유로 후배들에게 폭행을 지시하고 장시간 방치해 10대 청소년을 죽음에 이르게 한 20대 남성에 징역 12년이 내려졌다. 이 남성은 자신의 후배들에게 경찰에서 허위진술토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서전교)는 1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상해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23)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A씨와 함께 피해자를 폭행해 뇌손상을 가한 B씨(20)에게는 징역 7년, A씨의 지시를 받아 폭행에 가담하고 경찰에 거짓 자백한 C군(20)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30만 원이 내려졌다. 또 이들과 함께 폭행에 가담한 10대 청소년 3명은 장기 1-2년, 단기 1년을 받았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7월 5일 오전 10시 3분 쯤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자신의 여자친구와 시비가 생겼다는 이유로 D군(당시 17세)을 4시간여 동안 골프채 그립부분과 주먹 등으로 수십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이 일어난 오피스텔은 그들이 아지트로 삼았던 곳이다. A씨는 후배 5명에게도 D군을 때리라고 지시했다. B씨는 D군을 땅에 메쳐 머리를 부딪히게 해 뇌손상을 입혔다. D군은 장시간 방치되다 오후 9시 쯤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사건 발생 10일 만에 숨을 거뒀다. A씨는 C군에게 경찰에 단독범행으로 자백토록 했다. C군은 먼저 구속됐지만 경찰의 추가 조사 과정에서 이들의 범행이 모두 드러났다.

A씨는 폭행을 지시한 적 없다며 범행을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자신의 지시를 거역하기 어려운 피고인들을 이용해 폭행하고, 망설이는 피고인들에게 반복적으로 폭행을 지시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나머지 피고인들에게 자신이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허위진술하도록 종용해 실제 수사 과정에서 차질을 빚게 하는 등 우두머리 역할하면서 범행을 주도한 죄가 인정된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 재판부는 "수시간 동안의 폭행으로 피해자의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누구도 구호조지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폭행 과정에서 분노 조절을 못해 더 강하게 폭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의 방법, 폭행 시간 등은 20대 초반, 10대 청소년들이 했다고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잔혹하다. 참담한 심정을 가늠하기 어려운 피해자 가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