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 임순례 감독 "현빈 샤워·비주얼 신 활용, 팬들의 기대, 모르지 않아"[인터뷰S]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영화 '교섭' 임순례 감독이 전작들과는 결이 다른 액션 비중이 큰 대형 상업 영화를 연출하게 된 소감 등을 전했다.
영화 '교섭'의 임순례 감독이 16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교섭'은 최악의 피랍사건으로 탈레반의 인질이 된 한국인들을 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외교관 정재호(황정민)와 현지 국정원 요원 박대식(현빈)의 교섭 작전을 그린 영화다.
이번 작품은 실제 있었던 샘물교회 피랍 사건을 모티프로 삼아 재창작된 작품이다. 이 사건이 국민들에게 미친 파장이 컸던 만큼 이번 작품에서 해당 사건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임 감독은 "소재가 가지고 있는 양날의 측면이 있다. 그런 부담스러운 지점도 분명히 있지만 한국 영화에서 쉽게 다루기 어려운 소재이기도 하다. 조금 굉장히 상업적인 주제는 아니지만 뭔가 크게 생각해볼 수 있는 주제의 측면이 끌렸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부담스러운 작품이었지만, 종교적 신념보다는 국가가 국민을 지키기 위해 나서는 모습에 초점을 두고 연출했다고. 특히 사건 미화 우려에 대해서는 영화 안에서 "그 사람들이 과연 죄가 없을까", "왜 여기까지 와서 여러 사람을 고생시키냐" 등의 간접적인 대사를 전하기도 했다.
임 감독은 "당연히 그 분들이 잘못했다. 가지 말라고 했던 여행 제한 국가인데 어기고 갔다. 하지만 그 부분에 너무 포커스를 맞추게 되면 영화의 초점이 불필요한 다른 논쟁으로 갈 것 같았다. 가급적 영화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픽션과 실화의 중심에서 포인트를 둔 점에 대해 "기본적으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라는 집단에 납치가 됐다. 정부 협상에 의해 한두명은 목숨을 잃었지만 안전하게 귀국을 했다. 그런 줄기는 똑같은 것이다. 나머지는 외교부의 협상가인 정재호나 국정원 역을 맡은 현빈 배우가 맡은 박대식이나 통역 카심은 완벽하게 저희가 허구로 만들어낸 캐릭터들이다. 나머지 협상 과정도 그렇다. 저희가 그걸 어떤 과정을 통해서 디테일을 보여주는 것은 다큐멘터리나 시사 프로그램에서 해야하는 것이다. 큰 줄기 방향 정도나 하고 나머지는 영화적 상상력으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소재 만큼이나 부담스러웠던 부분은 이 작품이 임 감독의 첫 액션 연출이라는 점이다. 그는 자신만의 액션물 특징에 대해 "일단 사람을 많이 죽이지 않는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한 명을 죽일 때도 저는 원래 죽이지 말자고 했는데 상황상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우리가 악의 축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람을 되게 잔인하게 참수한다든지 이런걸 직접적으로 보여주면 자극적이다. 액션이라고 할 때도 총을 쏘거나 사람을 죽일 때 이유가 있는 액션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을 죽이는 것만 아니면 액션물을 또 해볼 수 있지 않겠나 싶다. 생명을 해치지 않는 액션물이 어렵긴 하다"며 "영화에서 보면 괜히 이유없이 사람을 죽이고 그런게 너무 많지 않나. 저는 관객 입장에선 조금 불편하더라. 아무렇지 않게 게임이나 영화에서 그러는게. 살인이 현실에서 안 일어나는게 아니니까. 예를 들어 참수하는 것도 실제로 피가 튀고 목이 굴러가는 걸 보여주지 않고 간접적으로 표현하지 않나. 그런 방식을 한번 더 생각은 하게 되는 것 같다. 저희 제작자는 속터질 것이다. 저기서 뭔가 좀 보여줘야 하는데 싶을 거다. 액션 영화라는게 관객들이 긴장감과 카타르시스를 원하는 거니까.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지 않고도 다른 방법으로 만들어낼수 있으면 좋은 것이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이 작품이 갖는 또 하나의 의미는 바로 임순례 감독과 황정민이 22년 만에 재회했다는 점이다. 두 사람은 2001년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함께했고 황정민은 이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조금씩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임 감독은 "황정민 배우가 잘 아시다시피 굉장히 상업적이고 액션으로 주로 사람들 죽이고 패고 그런 영화를 해왔다"고 웃음을 자아내며 "서로 결이 달라서 제가 캐스팅 제안을 할만한 영화가 사실 없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영화 같은 경우는, 물론 황배우가 멀끔한 외교관 역할에 맞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이끌어가는 정재호라는 인물에 의해서 가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걸 황정민 배우가 해주면 참 힘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고맙게도 기존에 해왔던 역할에도 장르가 다른데도 해줬다"고 말했다.
또한 현빈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어? 현빈이 외교관에 더 어울리고 황정민이 더 돌아이 같은 국정원에 어울린다'고 했다. 현빈 씨에게도 새로운 분위기의 역할을 주고 싶었다. 항상 아름답고 그런 것만 했는데 좀 더 거칠고, 자유롭고 우리가 늘 보던 국정원이 아니라 새로운 사람, 중동에서 혼자 쓸쓸하게 외롭게 멋있게 살아가는 한 남자를 보여주고 싶다. 어쨌든 현빈씨도 비중이 그렇게 크진 않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은데도 불구하고 제 생각엔 황정민씨랑 같이 하고 싶었던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도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더불어 카심 역의 강기영에 대해선 "'우영우' 훨씬 전에 캐스팅이 됐다. 이 영화의 어떤 소재나 줄거리를 들으면, 현빈이랑 황정민이란 배우가 기본적으로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 가벼운 여유를 줄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제가 강기영이란 배우를 영화에서 볼 땐 항상 주인공의 친구인데 옆에서 남자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코믹한 역할을 주로 했다. 그런 영화를 보면서도 '아 저 친구는 뭔가 저거 말고 되게 다른 감성이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눈여겨보고 있었다. 그래서 카심이란 역할이 관객들이 보기엔 단순하게 웃기고 그런 역할일 수 있지만 기존에 강기영이 코믹영화에서 소비되는 역과는 다른 것을 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며 "'우영우'가 잘 되는 것을 보면서는 '웬 복이냐'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여 웃음을 더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현빈의 훤칠한 외모를 활용한 샤워 신, 꽃미남 비주얼의 과거 회상 장면들이 눈길을 끈다. 임 감독은 이에 대해서도 "현빈 씨 캐스팅이 결정되고 나서 어쨌든 배우들마다 각자의 브랜드라고 해야하나. 팬 층이 그 배우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황정민 팬과 현빈의 팬이 그에게 기대하는 것을 제가 모르지 않기에 어느 정도 영화에서 허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활용을 한 것이다. 당연히 배우가 하기 싫다면 모하지만 배우도 흔쾌히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현빈 씨가 이 영화에서 좀 더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원했을 때 빈이 씨도 자기가 외형적으로 어떻게 보여야 할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수염과 헤어스타일, 의상을 굉장히 꼼꼼하게 확인했다. 수염에 대해서 처음에는 여성 관객들이 너무 매끈한 모습만 보다가 어떻게 반응할까 했는데 생각보다는 잘 봐주시는 것 같다"며 "액션도 현빈 씨가 공조나 다른 영화들의 액션을 많이 하지 않았나. 이번에 같이 간 무술 팀들이 항상 현빈 씨와 같이 한 팀들이다. 거의 현빈 씨가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오토바이도 좋은 오토바이도 아닌데 운동신경과 액션에 관한 감각이 엄청 좋으신 것 같다"고 현빈의 액션 신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끝으로 임 감독은 "큰 작품도 관객이 많이 들면 할 수 있다. '교섭'이 잘 돼서 손익분기점을 넘긴다면 제가 좀 더 큰 규모를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흥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아바타2'를 넘어 예매율 1위에 오른 것에 대해서는 "유지가 되어야 할텐데 싶다. 생각보다 관객 분들이 '교섭'에 대한 기대가 많으시구나' 한다. 설 연휴에 한국영화들, 유령도 잘됐으면 좋겠다. 둘 다 완성해놓고 오래 기다렸다. 앞으로 개봉할 한국 영화들도 같은 상황이다. 스타트를 잘 끊었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교섭'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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