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뛰는 두산 왕조재건 '승심민심(承心民心)' [SS 현장속으로]

두산 베어스 선수단이 16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두산베어스 창단 기념식을 마친 뒤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승심(承心)은 곧 민심(民心)이다. 두산 이승엽 감독과 주장 허경민(33)이 “부끄럽지 않은 시즌”을 다짐했다.

이 감독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구단 창단 41주년 기념식에서 허경민을 새 시즌 주장으로 임명했다고 공식발표했다. 이 감독과 ‘캡틴’ 중책을 맡은 허경민 모두 “이제는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며 이미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렸다.

올해 두산은 재도약 원년이다. 지난해 창단 첫 9위 추락 아픔을 경험한 뒤 사령탑 교체로 쇄신 칼날을 꺼내들었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힌 양의지를 영입했고, 외국인 선수도 발빠르게 데려와 구성을 마쳤다. 이 감독을 포함해 김한수 수석코치, 조경환 정수성, 고토 고지, 박정배 등 코치 8명을 새로 영입해 색깔 바꾸기를 단행했다. 코치진과 선수단 모두 서로에게 적응해야 하는 또 하나의 과제를 안고 새 시즌을 준비한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16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두산베어스 창단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 감독이 허경민을 주장으로 선임한 것도 빠른 적응을 위해서다. 이 감독은 “주장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이면서 선후배를 잘 다독일 수 있는 성향을 지녔다. 팀 퍼스트라는 생각을 가진 선수여서 장기레이스를 치르는 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희로애락을 잘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즌 시작하면 외부의 적과 싸워야 한다. 내부의 적이 있어서는 안되므로 (허)경민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허경민 역시 “감독님과 처음 상견례하는 자리(지난해 11월)에서 내부의 적이 있으면 안된다는 말씀을 하셨다. 위계와 자율의 경계선을 잘 지켜 좋은 분위기로 팀을 재건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자신했다.

두산 베어스 주장 허경민이 16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두산베어스 창단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 감독은 “선수단은 일주일 내내 마주하는, 가족같은 관계”라며 “때문에 태만하거나 교만하면 안된다. 더티한 플레이를 없애고 성실하게 시즌을 치러야 한다. 경기장 밖에서도 팀이 정한 규율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을 넘지 말고 프로답게 행동하라’는 메시지다. 허경민 역시 “젊은 선수가 많지만 위계와 자율의 경계를 잘 지키도록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도를 지켜야 팀이 바로선다는 철학을 사령탑과 캡틴이 공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도는 지키되 조급해하거나 주눅들어서는 안된다. 이 감독은 “현역 때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고개 숙이지 말라’였다. 144경기 대장정을 소화하면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 잘할 때는 페이스를 유지하고, 못할 때는 기죽지 않아야 한 시즌을 건강하게 치를 수 있다. 일희일비는 감독이 할테니 시즌 끝나기 전까지는 자신감으로 앞을향해 가야한다”고 당부했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16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두산베어스 창단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허경민 역시 “(양)의지형이 ‘주장은 무게감도 있어야 하고, 성적이 뒷받침돼야 후배들을 끌고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내가 가장 좋을 때 함께했던 코치님들이 다시 오셨으니, 기억에 남는 시즌을 치르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러면서 “구장에 오는 팬은 베어스가 성장하는 것을 보려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기에서 이기는 모습을 원하실테니, 많이 이기겠다”고 약속했다.

승부욕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 감독의 성향을 신임 캡틴이 벌써 물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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